[배구] 미녀세터 진혜지, 코트서 인기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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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2년차 신예 삼총사가 배구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녀 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진혜지(20.흥국생명).신영수(20.한양대).박광열(21.서울시청) 등은 그동안 잠재력이 충분한데도 묻혀 지냈던 점이 서러웠던지 2002 현대카드 슈퍼.세미프로리그에서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지난해 흥국생명에 입단한 미녀 세터 진혜지는 큰 키(1m81㎝)에 비해 기량이 신통치 않아 1년 동안 벤치를 지키는 신세였다. 손목의 힘이 좋고 탄력이 뛰어난 점이 이정철 감독의 눈에 띄어 5개월간 맹훈련을 거친 뒤 '손맛'을 알게 됐다.

진선수의 진가는 지난 24일 LG정유전에서 빛났다.'코트의 여우'로 불리는 장윤희(LG정유)의 노련한 공격을 집중 수비한 진선수는 14득점.1블로킹으로 공격의 물꼬도 텄다.

마지막 세트 24-23에서 예리한 중앙 속공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감각적인 속공이 일품인 진선수는 배구 실력뿐 아니라 모델 버금가는 외모로 스타로서의 상품성도 갖췄다.

한양대 1학년 레프트 신영수는 이경수의 그늘에서 벗어나 쑥쑥 크고 있다.

신선수는 23일 명지대와의 경기에서 대학 들어와 처음으로 주포의 역할를 맡아 17득점.3블로킹을 기록했다.

힘만을 이용한 '뻥배구'보다는 타고난 순발력으로 시간차 공격 능력이 뛰어나고, 레프트.라이트.센터 등 어떤 위치도 가능한 만능선수다. 팀훈련 뒤에도 5백개 이상의 스파이크 훈련을 자청할 만큼 근성이 있다.

실업 최장신(2m7㎝) 박광열은 원래 센터로 농구를 하다 동아공고 3학년 때 배구 센터로 진로를 바꾼 경우다.

지난해 기본기가 부족해 한양대 입학이 무산되고 서울시청으로 발길을 돌렸던 박선수는 25일 상무와의 데뷔전에서 2득점.1블로킹을 기록, 아직까지는 '미완의 대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서전트 점프 75㎝를 바탕으로 한 3m짜리 고공 블로킹이 가다듬어진다면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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