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아침' 사극 열풍 대를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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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내년에도 사극 열풍이 이어질까. 그 시험대가 될 KBS의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의 윤곽이 잡혔다. 내년 1월 25일 촬영에 들어가 3월 2일 첫 전파를 탄다.

2001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태조 왕건'은 후삼국의 통일과 함께 2월 2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주요 캐스팅 확정=주인공 광종 역에 영화.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 온 김상중이 낙점을 받았다. 정통 사극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뜻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분위기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작진은 그동안 궁예(김영철).왕건(최수종)의 뒤를 이을 사극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 30대 중반의 연기자 대여섯명을 놓고 고심해 왔다.

또 광종의 친형으로 광종이 왕위에 오르기까지 사사건건 앞길을 방해하는 정종 역은 올해 초 사극 '천둥소리'에서 주인공 허균 역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최재성이 맡았다.

광종의 부인 대목황후 역은 전혜진에게 돌아갔다. MBC '눈으로 말해요''보고싶은 얼굴' 등에서 주로 도회적인 이미지를 선보였던 전혜진에게도 첫 사극 도전이다.

◇ 어떤 내용이 담기나='제국의 아침'은 왕건이 죽는 장면에서 시작해 혜종.정종 시대를 간략하게 다룬 뒤 광종의 시대로 넘어간다.

특히 광종이 기세등등하던 호족을 무력화시키면서 왕국의 기틀을 잡고, 북진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이 자세히 그려진다.

김상중은 드라마의 초반부에는 형이 경계를 늦추도록 7년 동안 광인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운둔자를,중.후반부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권력자를 연기하게 된다.

여기에 여걸 중의 여걸로 묘사되는 대목황후가 미모와 지혜를 바탕으로 한 활약으로 극적 재미를 높인다.

안영동 책임 PD는 "백성 위에 군림하던 호족들에 맞서 강력한 국가체계를 세우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추구하는 참된 영웅의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며 "웅장한 스케일을 강조한 '태조 왕건'과 달리 치밀하고 냉정한 정치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 어떻게 만들어지나='용의 눈물''태조 왕건'의 이환경 작가가 이번에도 집필을 한다. 예정된 분량은 1백회. 연출은 단막극에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아 온 전성홍.이원익 PD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야외 촬영은 문경.제천.안동에 세워진 '태조 왕건' 세트장을 그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실내 촬영을 위해 KBS 수원제작센터에 고려궁 내부를 재현한 화려한 세트가 반영구적으로 건설된다.

한편 KBS는 '태조 왕건''제국의 아침'에 이어 천추태후.무신정권과 삼별초, 공민왕 등 고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을 10년간 방송할 계획이다. 이미 7~8년치 기획은 끝낸 상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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