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구단주가 에스코트 전세기까지 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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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입단식 후) 구단주가 전용 제트기를 마련해줘 그 비행기를 타고 LA로 돌아왔다. 그가 손수 운전을 해서 공항까지 에스코트를 해주는데 더욱 놀랐다.

동료들도 모두가 친절했다. 그런 환대 속에 풋풋한 가족애를 느꼈고 힘을 합쳐 우승에 도전해보자는 의욕이 솟아났다."

미국 LA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는 텍사스 방문 때 구단주 톰 힉스로부터 융숭한 귀빈 대접을 받았고 동료들과도 끈끈한 팀워크를 다졌다고 전했다.

그는 24일 저녁(한국시간) 전화 통화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욕에 차 있으며 이제부턴 완전히 '텍사스맨'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텍사스에 도착, 입단 기자회견이 끝난 뒤 힉스 구단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운동장 곳곳을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저스 초창기 시절 피터 오말리 구단주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가족 같은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힉스 구단주의 첫 인상도 그랬다.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데 놀랐고 한편으로는 내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피부로 느꼈다"고 밝혔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라파엘 팔메이로 등 팀의 주축 선수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박찬호는 기존 선수들이 자신을 투수진에 영입하기 위해 연봉을 나중에 받기로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또 한번 놀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드리게스와 왼손 투수 케니 로저스 등이 내 연봉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들은 투수 보강에 목말라 있었고 나는 그들의 힘을 빌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찬호는 레인저스 연봉 총액을 8천4백만달러 선에 묶어두기 위해 연봉 일부분을 나중에 받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LA 인근에 사는 친척과 함께 집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 박찬호는 "구단주와 동료들이 내게 놀랄 만한 친절을 베풀어줄 때 나는 너무너무 기쁘고 흥분됐다. 그 흥분을 달래기 위해 '일구집중(一球集中)'을 마음 속으로 계속 외웠다"고 말했다.

"이제 큰 계약이 끝났으니 좀 쉬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무슨 소리냐. 벌써 근질근질하다. 운동해야 된다"며 레인저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내보였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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