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박형수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모양에 따라 단어 구분하고 정리
한서초등학교 신선혜(왼쪽에서 두번째) 교사가 6학년 1반 학생들에게 신문을 활용해 영어 단어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신 교사는 모둠별로 신문을 나눠줬다. 그는 “교실 밖에는 무궁무진한 사물이 있다”며 “신문 속에서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찾아보자”고 말했다. 신 교사가 “square”라고 말하면 1분 동안 모둠별로 네모난 물건을 많이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는 “신문을 활용하면 아이패드나 골프채·선거함 등 최신 이슈와 관련된 단어를 많이 접할 수 있어 아이들이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사진 분류해 나만의 단어장 만들기
정승욱군은 “축구 지면에 온갖 모양이 다 있다”며 “축구 선수용 티셔츠는 square, 축구공은 circle, 축구장 벤치는 rectangle, 응원하는 사람들이 쓴 모자는 triangle”이라고 설명해 신 교사에게 칭찬을 받았다. 서지연양이 “선생님, 휴대폰은 왜 다 rectangle 모양밖에 없어요?”라고 질문하자 조민혁군이 “circle 모양의 휴대폰이 있으면 얼굴도 작아 보이고 좋겠다”고 대꾸해 반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신 교사는 “휴대폰뿐 아니라 책이나 컴퓨터도 rectangle이 가장 많은데 아마도 안정감 있게 사용하라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 사진을 보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자 신 교사는 “사진을 오려 붙여 단어장을 만들어 보라”고 말했다. 신문에서 사진을 오려 모양별로 구분한 뒤 사진 아래에 정확한 영어 단어를 써 넣으면 완성된다. 미끄럼틀 사진을 오렸으면 ‘triangle’ 모양으로 구분해 붙이고 사진 아래에 ‘slide’라고 적는 식이다. 화분처럼 모양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사진이 나오면 모둠원들끼리 협의해 임의로 결정하면 된다. 조영우군은 기도하는 여자의 옆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고 ‘triangle’이라는 의견을 내놨지만, 같은 모둠의 이수연양은 ‘circle’인 것 같다고 해 한동안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신문 사진에 집중하기 쉬워 수업 효과 높아
책에서 볼 수 있는 사진과 신문 사진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신 교사는 “신문 사진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어 신선하고 재미있어 주목도가 높다”며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남산이나 종로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어, 나 여기 가봤는데’라며 몰입하는 게 느껴져요.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대해 많이 얘기하다 보면 영어 실력도 훨씬 늘게 되죠. 단어 수업은 물론 회화를 할 때도 활용하면 효과적입니다.”
신문의 또 다른 장점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찢고 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임서연양은 “책에는 아무리 재밌는 그림이 나와도 책을 덮으면 끝인데, 신문은 매일 배달되니까 날짜 지난 신문을 마음대로 오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고한솔양은 “신문에는 새로운 단어나 사진이 많아 알고 싶은 단어가 많아지더라”며 “그럴 때마다 선생님에게 질문해 새로운 단어를 익히다 보면 내 실력이 느는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신선혜 교사의 How to NIE
영어 학습을 위한 학년별 신문 활용법
초등 1~3학년
조영우(왼쪽)군과 이민경양이 모둠별로 만든 NIE 단어장을 들고 있다.
-eye, nose, mouth, ear 등 얼굴과 관련된 단어를 배우고 신문 사진에서 찾아보기
초등 4~6학년
-신문 사진을 오려 나만의 단어장 만들기
-신문 사진 속 상황을 영어 문장으로 표현하기
-광고나 사진을 오려 조합해 영어로 ‘신문 그림 일기’ 쓰기
중학생
- 외국 신문에서 짤막한 칼럼을 스크랩해 읽으며
단어 정리하기
-우리나라 신문 기사를 읽고 영어로 내 의견 표현하기
- ‘환경’이나 ‘문학’‘장래 희망’등 주제에 맞는
기사를 외국 신문에서 스크랩하기
- 쟁점이 분명한 우리말 기사를 읽고 영어로
대화하며 의견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