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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휴대전화 위치 추적 어떻게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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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찰은 최근 수능 부정 시험에 연루된 대학생을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잡았다. 휴대전화가 어느 곳에 있는가를 알아내 친구를 찾기도 하는 휴대전화 위치확인 서비스가 범죄자 검거에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어떻게 휴대전화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까. 또 얼마나 정밀할까.

휴대전화 위치를 아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휴대전화의 전파가 모이는 기지국을 이용하거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다. 두 방법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GPS를 이용하려면 휴대전화에 GPS 수신장치가 내장돼 있어야 한다.

기지국은 저층 빌딩 옥상에 주로 설치돼 있는 휴대전화용 커다란 안테나를 말한다. 도심에서는 500~700m마다, 지방에서는 1. 5~2㎞마다 사방에 설치돼 있다. 휴대전화는 항상 서 있는 위치를 관장하는 기지국과 스스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예를 들면 홍길동이 광화문에 휴대전화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면 광화문을 관장하는 기지국에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 그래야 누군가가 홍길동에게 전화를 걸면 광화문 기지국이 통신을 연결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기지국을 이용해 하는 위치 확인은 이런 원리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정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광화문 기지국의 경우 반경 500m 정도를 관장하므로 지름 1㎞의 원 안에 그 휴대전화가 있는 셈이다. 홍길동을 찾으려면 그 넓은 지역 어느 빌딩에 들어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 광화문 기지국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 어느 빌딩인지는 기지국 정보만 가지고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년께면 특정 빌딩 안에 있는 것까지 알 수 있게 위치확인이 정밀해질 전망이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안이라고 치자. 그 안에는 지하에서 하는 휴대전화 통화를 광화문 기지국에 연결해 주는 중계기라는 것이 달려 있다. 홍길동이 여기에 있다면 어떤 중계기에 홍길동의 위치가 접수되고 있는가를 알아보면 교보문고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GPS를 이용하는 방법은 기지국 방법에 비해 훨씬 정밀하다. 교보문고 뒤편 또는 옆길에 있다는 것까지 알려줄 정도로 정밀하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GPS 수신기는 미국이 운용하고 있는 위치확인 위성으로부터 내려오는 위치 정보를 받아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5~100m의 오차로 정밀하다. 휴대전화에 있는 GPS 수신기가 위치를 파악한 뒤 그 정보를 휴대전화국에 보내면 거기에 있는 전자지도상에 현 위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건물의 지하나 터널 등 위성신호를 수신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휴대전화 위치 확인은 본인의 동의 없이는 남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그러나 검.경의 합법적인 요청이 있을 때 휴대전화 업체들은 위치 확인을 해주고 있다. 만약 자신의 위치가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면 휴대전화를 꺼놓는 수밖에 없다. 휴대전화의 편의성 뒤를 따라다니는 불편함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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