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폭동 확산… 비상사태 선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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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극심한 경제난에 불만을 품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소요사태가 번져나가자 페르난도 데 라 루아 대통령이 1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전국에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사 독재정권이 무너진 1983년 이후 세번째 비상사태다.

지난 13일 노조의 총파업을 계기로 시작된 소요사태는 이번주 들어 과격해졌다. 18일 밤 부에노스 아이레스 서북부 로사리오시에서 발생한 약탈사건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두 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최소한 아홉 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2백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민층 주민들은 도로변의 대형 슈퍼마켓의 유리창과 셔터를 부수고 난입해 생필품을 마구 훔쳐갔다. 일부 상점들은 약탈당하는 것보다 낫다며 아예 공짜로 물건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소요사태를 부른 경제정책 실패에 책임을 지고 도밍고 카발로 경제장관이 20일 전격 물러났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유력 신용평가회사들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노총(CGT)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비상사태 선포와 경제난에 항의해 20일간의 총파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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