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새뚝이] 1. 사회-유기농 대부 강대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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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기농 대부 강대인(姜大仁.51.전남 보성군 벌교읍 마동리)씨는 화학원료로 만든 농약이나 비료를 일절 쓰지 않고 국내에서 가장 비싼 쌀을 생산하는 사람이다.

그가 생산하는 일반미는 ㎏에 4천원, 검정쌀과 찹쌀은 1만원씩으로 다른 기능성 가공쌀을 제외하면 단연 가장 비싼 쌀이다.

그가 유기농에 뛰어든 것은 1975년 순천농업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한 직후. 그해 농약을 치던 아버지가 농약중독으로 숨진 것을 계기로 "가업을 이어 농사일을 계속하되 절대로 농약만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수확량은 일반 농가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각종 식물을 이용해 만든 천연 방충제를 개발하는 등 유기농법을 발전시켜 나갔다.

姜씨는 또 새벽이면 논둑길을 돌면서 "벼야 잘 잤니"라고 인사를 나누며 기운을 북돋우는 기(氣)농법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올해 1만2천평의 논에서 일반미와 검정쌀 등 80㎏들이 2백여가마를 생산, 8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지난 5월에는 친환경농업으로 농협으로부터 새 농민상을 받기도 했다.

姜씨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고 생각하니 처음엔 무모한 짓이 아닌가 회의도 많이 했지만 '내 쌀이 바로 나'라는 믿음으로 이를 악물고 매달린 결과 빛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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