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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씨 19일 출두 검찰 수사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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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지검 특수1부 홍만표(洪滿杓)부부장 검사와 신광옥(辛光玉)전 법무부차관이 진승현(陳承鉉)씨 돈 1억원의 행방을 놓고 19일부터 서울지검 조사실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됐다.

辛전차관은 그동안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할복하겠다"는 극언으로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해왔고, 검찰 주변에서 "민주당 교육특위 부위원장 최택곤(崔澤坤)씨가 辛전차관에게 떡값 수준의 돈을 준 것만 시인했다"는 말이 나돌고 있지만 洪검사 등 수사팀 관계자들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나 18일 밤 辛전차관 소환을 앞두고 陳씨와 崔씨를 상대로 막바지 확인 조사를 벌인 수사팀의 언행에서는 崔씨가 辛전차관에게 주겠다면서 陳씨에게서 받은 1억원 중 상당액이 辛전차관에게 전달됐음을 밝혀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辛전차관의 소환일자를 연기하며 신중한 조사를 해온 수사팀은 이날 예상 밖으로 오후 10시 조금 지나 陳.崔씨를 서울구치소로 돌려보내고 퇴근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떡값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된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떡값이란 게 뭐냐. 손에 한 움큼 잡을 정도의 떡을 만들 비용을 빼고는 모두 대가성이 있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그는 "내일 보자"며 비교적 홀가분한 표정으로 퇴근길을 재촉해 수사팀이 1억원 중 상당액이 辛전차관에게 전달된 것을 확인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확인한 뇌물 액수에 대해서는 "최택곤이란 사람의 성향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일부 '배달사고'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치소로 돌아가는 陳씨와 崔씨의 표정도 비교적 밝았으며 기자에게 "죽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수사 검사들은 수시로 박영관(朴榮琯)특수1부장실에 모여 문을 걸어 잠근 채 숙의를 거듭했으며, 법전(法典)을 갖고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돼 辛전차관을 사법처리하기 위해 법률검토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날 낮 검찰 관계자들은 일부 언론의 '떡값' 보도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이 떡값 정도에 불과한 돈 때문에 崔씨가 데려온 陳씨를 만나 식사를 함께 하고 여러 가지 도움까지 주었겠느냐"며 "수사팀이 辛전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에 대한 보안유지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떡값이면 처벌을 못한다. 그런 용어는 안 쓰는 게 좋다"고 말해 사법처리 방침이 굳어졌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김원배.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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