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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문자+숫자 메시지도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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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광주 이외에 서울.전북.충남 등지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30일 "서울.전북.충남.광주.전남에서 모두 21개조 82명이 올해 수능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4개조 10명, 충남 2개조 4명, 전북 8개조 39명, 광주.전남 7개조 29명이다.

특히 경찰은 성적 우수자가 많이 다니는 서울 모 외국어고 3학년 정모(18)군 등 같은 학교 학생 3명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커닝한 사실을 확인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정군이 외국어 영역 정답을, 이모(18)군은 수리영역 정답을 각각 또 다른 이모(18)군에게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정군은 시험시간 중 배탈난 것처럼 감독관을 속여 화장실에서 휴대전화 메시지로 답을 보냈고, 이군은 시험시간 중에 왼쪽 가슴 쪽에 휴대전화를 감추고 답안을 전송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교내 시험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답안을 주고받는 과정에 돈거래가 있었는지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문자가 일부 포함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도 이동통신사에서 송.수신 내역을 넘겨받아 수사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숫자로만 이뤄진 메시지에 한정된 수사 대상이 '문자+숫자 메시지'에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경찰이 이미 입수한 통신내역 외에도 부정행위 가담자가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광주에서 또 다른 '선수(답안을 전송하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중계조-수험생'으로 구성된 부정행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들은 한 사람이 외국어 영역 50개 문항 중 40개 답안을 중계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 전달한 뒤 이를 다시 여섯명에게 넘겨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KTF에서 문자 메시지 1만2000여건을 추가로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벌여 수십건에서 부정 시험의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수능에서 부정행위로 인해 성적 처리에서 제외할 대상자를 6일까지 확정하고 수능 성적은 예정대로 12월 14일 발표하기로 했다.

김종문.김승현.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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