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혼여행부부 15년만에 '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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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들어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부부의 수가 지난 1986년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신혼여행1번지’라던 제주의 이미지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공항안내소는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제주도를 찾은 신혼관광객은 17만1천66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제주관광협회는 “현재의 추세로라면 연말까지 18만명 수준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도 신혼여행객 수는 통계를 잡기 시작했던 86년 18만7천4백여명을 기록한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급증,92년 54만8천2백여명의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었다.

신혼여행객이 전체 관광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줄었다.올해 제주도 관광객은 15일 현재 3백99만9천여명으로 신혼여행객의 비율은 4.3%였다.92년의 신혼관광객 비율 16% 보다 12.7%포이트가 줄은 것이다.

그러나 신혼여행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학여행객과 가족단위 관광객은 빠르게 느는 추세다.

86년 6만4백여명에 불과하던 수학여행객은 올해 31만여명으로 5배로 늘었고,94년 처음 통계를 잡은 가족관광객은 1백56만여명에서 올해 2백1만여명으로 28%나 증가했다.

단체여행객도 86년 33만여명에서 올해는 2배를 웃도는 67만2천여명에 이르렀다.외국인관광객은 86년 11만6천여명에서 28만2천여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그러나 전체관광객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6년 7.8%에서 7%로 소폭 줄어들었다.

제주도관광협회 공항안내소 김세본(金世本)과장은 “가족관광·수학여행으로 이미 다녀간 곳이어서 신혼여행 방문지로서 매력이 적고,젊은층도 신혼관광지로 해외를 선호한데 따른 현상"이라며 "가족.휴양관광지로서의 변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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