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민운동의 리더격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집 없는 겨울'을 맞이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의 사무실을 오는 20일까지 비워달라는 건물주의 최후통첩을 얼마 전 받은 것이다. 1998년 종로5가의 비싼 사무실에서 쩔쩔매던 경실련에 자기 건물의 5층 1백10여평(보증금 4천만원.임대료 월 5백만원선)을 공짜로 빌려줬던 건물주의 사정 때문이다.
이 사무실에서 임대료 걱정 없이 외환위기 관련자 청문회 촉구(98년).총선 출마자 정보공개운동(2000년) 등의 활동을 펴온 경실련으로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지난 3월 개인사정을 이유로 철거를 요구한 건물주에게 이석연(李石淵) 전 사무총장이 수차 부탁해 여태껏 버텨왔지만 새 입주자와의 계약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 없게 된 것.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경실련은 이번 달부터 이주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신철영(申澈永)사무총장 명의로 건물주에게 "내년 3월까지만 기다려달라"는 호소장을 발송해 놓고 그동안 새 사무실을 얻을 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40여명의 상근자들이 내년 1,2월치 봉급 1백40여만원씩을 반납하고 오는 27일에는 일일호프집 행사를, 내년 1~3월에는 농산물 바자 등의 행사를 열기로 했다.
김용환(金龍煥)기획실장은 "척박한 시민운동 환경을 절감하고 있는 중"이라며 시민들의 도움을 청했다. 02-756-1400.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