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 소비심리 슬슬 회복 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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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를 녹이고 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 경기.가계생활.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기대지수가 96.7로 10월(92.9)보다 높아졌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3.6으로 두달째 나아졌다.

소비자기대(평가)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를 늘리겠다는 가구가 더 많고, 100 아래로 떨어지면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구가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 9월 미국 테러사태에 따른 세계경기의 동반침체 우려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두 지수 모두 아직 100을 밑돌아 현재 또는 6개월 후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항목별로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10월(81.6)보다 11포인트 이상 높아진 93.3으로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줄었다.

가계생활에 대한 기대는 96.7에서 98.1로,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는 102.5에서 103.5로 높아졌다. 외식.오락.문화 지출계획(90.1→91.9)과 승용차 등 내구소비재 구매계획(91.4→91.9)도 호전됐지만 경기 기대감만큼 높아지진 않았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허리띠를 푸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6개월 전과 비교한 현 경기에 대한 평가는 71.2에서 78로, 가계생활 형편에 대한 평가도 86.7에서 89.1로 올라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감소했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에 대한 평가는 주가 오름세의 영향으로 주식부문이 크게 늘었지만 주택.토지 부문은 소폭 감소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최근 주가 상승과 미국 테러전쟁이 일찍 종결되리란 기대감이 내년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낳고 있다"며 "소비지출을 좌우할 소득이 늘어날지가 실물경기 회복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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