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유리상자 5집 '시나브로' 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결혼식장에서 신부들이 축가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노래 가운데 한곡인 '신부에게'의 듀오 유리상자가 최근 발표한 5집 '시나브로'로 다시 조용하지만 확고한 인기를 확인하고 있다.

그들의 공연은 매번 만원을 이루는데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펼치는 이번 연말 공연도 예외가 아니어서 21일부터 10일간의 공연이 이미 전석 매진됐다.

"무대에 서면 객석에 앉아 있는 팬들이 더 긴장하는 걸 느껴요.'떨지말고 잘 해야 할텐데''실수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해 주는 걸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만큼 팬들과 저희 사이의 애정이 두텁다 해도 될까요?"(박승화)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하거든요. 팬들이 저희를 멋있는 연예인이라기보다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음악인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도 그게 좋죠."(이세준)

1997년 '순애보'로 데뷔한 두 사람은 94년 포항에서 처음 만났다. 박승화는 이미 솔로 앨범을 내고 활동하고 있었고 이세준은 포항의 방송가와 다운타운에서 활동하며 데뷔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세준이가 곧 군대에 갔지요. 96년 제대한 뒤 다시 만났고, 듀오를 결성했어요. 인연이랄까, 운명이랄까, 그런 거겠죠."(박승화)

많은 가수들이 스타로 뜨고 또 사라져 가는 가요계에서 유리상자는 90년대 이후 멤버 교체 없이 확실한 인기를 이어가는 드문 듀오로 기록되고 있다.

"어느 분은 '오랜만에 오래가는 팀이 하나 나왔다'고 하시더군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죠."(이세준)

5집 대표곡 '사랑해도 될까요'는 작곡가 심현보가 만든, 조심스럽게 사랑을 고백하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을 그린 예쁜 발라드.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글=최재희.사진=박종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