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신부들이 축가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노래 가운데 한곡인 '신부에게'의 듀오 유리상자가 최근 발표한 5집 '시나브로'로 다시 조용하지만 확고한 인기를 확인하고 있다.
그들의 공연은 매번 만원을 이루는데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펼치는 이번 연말 공연도 예외가 아니어서 21일부터 10일간의 공연이 이미 전석 매진됐다.
"무대에 서면 객석에 앉아 있는 팬들이 더 긴장하는 걸 느껴요.'떨지말고 잘 해야 할텐데''실수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해 주는 걸 금방 알 수 있어요. 그만큼 팬들과 저희 사이의 애정이 두텁다 해도 될까요?"(박승화)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하거든요. 팬들이 저희를 멋있는 연예인이라기보다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음악인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도 그게 좋죠."(이세준)
1997년 '순애보'로 데뷔한 두 사람은 94년 포항에서 처음 만났다. 박승화는 이미 솔로 앨범을 내고 활동하고 있었고 이세준은 포항의 방송가와 다운타운에서 활동하며 데뷔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세준이가 곧 군대에 갔지요. 96년 제대한 뒤 다시 만났고, 듀오를 결성했어요. 인연이랄까, 운명이랄까, 그런 거겠죠."(박승화)
많은 가수들이 스타로 뜨고 또 사라져 가는 가요계에서 유리상자는 90년대 이후 멤버 교체 없이 확실한 인기를 이어가는 드문 듀오로 기록되고 있다.
"어느 분은 '오랜만에 오래가는 팀이 하나 나왔다'고 하시더군요.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죠."(이세준)
5집 대표곡 '사랑해도 될까요'는 작곡가 심현보가 만든, 조심스럽게 사랑을 고백하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을 그린 예쁜 발라드. 여성팬들을 중심으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글=최재희.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