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씨 진승현씨로부터 5천만원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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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씨가 지난해 4.13 총선 때 서울 동대문을 선거구에 출마했던 허인회(許仁會)씨에게 5천만원의 선거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許씨는 14일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陳씨측이 후원회를 통해 5천만원을 전해 와 법인 명의로 영수증을 작성해줬다"며 "법인이 지구당에 기부할 수 있는 한도가 5천만원이므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陳씨 돈을 전달하는 데 함께 갔던 김진호 한국토지공사 사장은 "당시 許씨의 후원회장이었으며, 陳씨 아버지와는 고교 동창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 陳씨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陳씨가 지난해 총선 당시 선거자금을 지원한 후보는 여야 정치인 10여명인 것으로 안다"며 "검찰이 자금의 성격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陳씨가 일부 정치인들에게 지난해 총선 때 수천만원씩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선거자금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법처리를 앞두고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금품 구명로비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위 '진승현 리스트'는 선거자금.구명로비 등 두 갈래로 구명로비가 우선 수사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陳씨가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건넨 시점이 금감원이 陳씨의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조사에 착수한 시점이어서 돈을 받은 정치인들 중에 일부가 구명로비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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