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이전] 용산 미군기지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주한미군이 용산기지 내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진 후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사안은 용산기지 자체의 이전문제와도 연결돼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용산기지 이전문제는 무엇이 걸림돌이었는지, 이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해 본다. 아울러 용산기지의 역사적 배경과 이 기지에는 어떤 시설이 있는지도 알아본다.

용산 미군기지에는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핵심 지휘부가 들어서 있다.

총 87만평인 용산기지는 삼각지 네거리와 이태원을 잇는 왕복 4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뉘어 있다. 용산기지는 일반적인 부대라기보다는 1만여명의 주한미군과 군속.가족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업무 및 지원시설이 마련된 일종의 작은 도시다.

북쪽지역은 제5정문(게이트 5)에서 시작해 남산의 남단에 위치한 후암동 용산고교 사이의 메인포스트로, 주로 주한미군의 지휘부와 위락시설이 있다.

남쪽지역은 제10정문(게이트10)을 지나 국립박물관을 신축 중인 용산가족공원까지의 사우스포스트로, 주거시설과 병원들이 배치돼 있다. 지휘시설인 메인포스트에는 3층 건물의 주한미군사령부 겸 한미연합사령부와 군사고문단 및 예하 참모부 건물이 나이트필드연병장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연병장의 서쪽에 위치한 'CC서울'이란 지하벙커는 유사시 지휘부가 들어가 한반도 전쟁을 총지휘하게 된다.

CC서울에는 인공위성과 U-2R 고공정찰기 등이 수집한 정보를 오산 전역항공통제센터(TACC)를 통해 제공하는 등 한반도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첨단장비가 설치돼 있다.

나이트필드연병장의 동쪽에 새로 지은 지휘소자동화(C4I)시설은 CC서울과 함께 용산기지 이전 때 드는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주거지역인 사우스포스트에는 기지 내 가장 높은 건물인 드래곤호텔이 있으며 그 건너편 서쪽에는 초.중.고교가 있다.

드래곤호텔의 남쪽지역에는 이번에 논란을 빚은 아파트 신축지역(8천7백평)이 있다.

여기에는 7백가구의 기존 건물이 있으나 30~40년이 지난 낡은 건물이고,특히 53년 휴전 직후에 지어진 수십동의 퀀셋 막사는 전 세계 미군부대 중에서 주한미군만 갖고 있다는 게 미군 관계자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근무여건 악화로 최근 3년간 한국배치를 명령받은 미군의 50%에 가까운 6만명이 전역을 신청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 졌다"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주택 개조사업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