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장관상 받은 교사가 C등급이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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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교 국어교사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모 신문사와 기업이 공동주최하고 교육부가 후원한 제6회 전국학교신문.교지 콘테스트에서 신문 부문 고등부 지도교사상을 받은 것이다.

얼마 전 반납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던 교원성과 상여금 지급과정에서 C등급을 받은 내가 과연 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 쉽게 말해 C등급이란 1년 동안 아무 한 일이 없으니 한푼의 성과급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 한 일이 없는 내가 교육부장관상을 받았으니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첨예한 모순이 있다. 정규수업과 특기.적성교육의 일환인 신문.교지 제작을 착실히 하는 교사가 백안시되는 게 일반계 고교의 현실이다. 나는 보충수업을 하지 않으며 담임이나 보직을 맡지도 않는다. 월급 외의 제법 짭짤한 부수입도 포기한 채 오직 특기.적성교육인 문예나 신문 교지제작 지도만 하고 있다.

초임 교사 때의 열정을 유지하기에는 다소 지긋한 나이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C등급 판정을 받고 보니 오만 정이 떨어졌다.

C등급 교사와 교육부장관상은 서로 어울릴 수 없음이 명백하다. 바로 거기서 교원성과급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평가 기준의 개선을 바란다.

장세진.전북 전주시 송천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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