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출발! 비디오여행' 4백회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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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영화정보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MBC의 '출발! 비디오여행'(일요일 낮 12시10분)이 오는 16일로 4백회를 맞는다.

1993년 10월 처음 시청자들과 만난 이래 만 8년 2개월이 흘렀다. 출범 당시엔 매주 출시되는 많은 비디오 타이틀 중 볼 만한 작품을 소개하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비디오 여행'이란 제목을 달았지만 지금은 영화 시장의 급성장으로 개봉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커져 이에 부응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비슷한 소재의 영화 두 편을 비교 분석하는 '영화 대 영화', 한 편의 영화를 두고 깊이 있게 해설하는 '왜□', 일반 시청자들에게 거의 소개되지 않은 명작들을 담은 '세계영화 걸작선' 등 이 프로가 개발해 인기를 끈 코너는 다른 방송국의 영화정보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쳤다.

'출발!비디오여행'을 탄생시키고 지금껏 끌어온 김태욱(36)PD는 "고전 영화나 최신작 중에서도 주목하지 않으면 그냥 묻히는 숨은 걸작들을 찾아내 꾸준히 소개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영화적 안목을 높이는 데 일조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근래엔 다른 영화정보 프로들과 시청률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지나치게 흥행작 위주로 편성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아야 했다.

특히 개봉을 앞둔 영화의 주요 장면을 길게 방영함으로써 관객의 영화 감상을 방해하고 영화사의 마케팅에 이용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김PD는 "요즘 관객들이 영화에 대해 바라는 정보량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에 이를 따르다 보니 그런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4백회를 김PD와 함께 동행한 홍은철 아나운서에 대해 그는 "모르는 사람은 홍씨를 영화평론가인 줄 알 만큼 이 프로를 진행하면서 전문가적인 소양을 갖추게됐다"면서 "그건 모든 시사회에 열심히 참석하고 영화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는 등 숨은 노력이 있었기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4백회 특집은 요금이 아까울 정도로 재미없었던 영화를 패러디로 비판하는 '요금불만', 흥행작들의 성공 전략을 재미있게 분석한 '쇼는 계속돼야 한다' 코너 등의 코너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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