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히트상품 이문규 심사위원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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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요즘 시장 상황은 마케팅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한다. 이번 중앙일보에서 히트상품으로 선정한 브랜드와 제품들을 살펴보면 마케팅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중요한 전략적인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야구와 같은 구기 운동에서 '히트'라는 말을 자주 쓴다. 공을 쳐서 멀리 보내는 것과 같이 어떤 상품을 가지고 시장을 강타하기 위해 비슷한 기술이 쓰인다.

타자는 공을 잘 치기 위해 구질이나 투수의 성격을 미리 잘 연구해서 어떠한 성질의 공이 날아올 것인가에 대해 예측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업 역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통찰력(foresight) 없이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 자료 조사는 모든 마케팅 활동의 기본이다. 이번에 히트상품으로 선정된 브랜드들은 일시적으로 반짝하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꾸준한 이해와 노력이 따랐음을 알 수 있다.

또 제대로 공을 치려면 타자는 공을 치는 순간까지 공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목표로 하는 시장에 정확히 초점(focus)을 맞춘 마케팅 전략만이 시장에서 최대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떠한 기업도 시장의 모든 이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많이 늘어만 놓는 식이 되어서는 시장을 강타할 수 없다. 차별화한 상품으로 고가전략을 펴든지, 효율적인 원가관리를 기초로 박리다매.저가전략으로 나아가든지 하는 등의 분명한 방향 설정을 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에 선정된 상품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정의된 목표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이 역시 마케팅의 기본이다.

끝으로 공을 친 후에도 타자는 공이 가는 방향으로 시선과 동작을 계속 이어주어야 한다(follow-through). 시장에서 비교적 잘 나가는 브랜드도 기업의 지속적인 혁신과 확장 노력 없이는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이번에 선정된 히트상품이 단기적인 '히트'에서 장수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제품력뿐만 아니라 디자인.서비스.유통력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충성고객을 확보.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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