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생 최고 애독서는 '만화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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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최고 명문 도쿄(東京)대생들이 평소 가장 즐겨 읽는 책은 만화책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대 학생생활실태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전체 학생의 8분의1에 해당하는 1천9백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서실태 조사 결과 만화책과 교재 이외의 교양서를 읽는 학생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도쿄대생 한명이 1년간 읽는 책은 총 78.2권. 장르별로는 만화가 36.2%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교재 24.2%▶소설 18.6%▶교양서 12.4%의 순으로 나타났다. 만화책과 교재가 전체 독서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셈이다.

가장 많이 읽는 잡지 '베스트 3'에는 도쿄의 공연소식과 명소 등 잡다한 생활정보를 담은 '도쿄 워커(Tokyo Walker)'와 월간 만화잡지인 '소년 매거진'과 '소년 점프'가 올랐다. 1989년 조사 결과 도쿄대생들이 가장 즐겨 읽는 잡지 '베스트 3'에 들었던 시사주간지 '아에라(AERA)'는 9위로 떨어졌다.

월평균 도서구입비는 89년 6천2백엔(약 6만2천원)에서 지난해 6천8백93엔으로 다소 증가했다. 그러나 교양서적 구입비는 7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 4천1백엔(89년)에서 2천9백87엔으로 크게 줄었다.

조사위원회의 이치카와 노부가즈(市天伸一)위원장은 "학생들의 독서경향이 공부 아니면 오락으로 갈리는 것 같다"며 "이는 초.중.고등학교 때 수험공부의 스트레스를 만화로 풀어온 학생들의 습관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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