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 격전지를 가다 ② 대구 달성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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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6.2지방선거 21일 오전 9시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5일 장이 열리는 화원시장에 어깨띠를 두른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가 들어섰다. 그는 시장통을 누비며 연방 고개를 숙인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오후에는 국민참여당 김건수 후보와 무소속 김문오 후보도 화원시장을 찾았다.

50대 상인은 “자치단체장들이 필요없는 곳에 예산을 많이 쓰는 것 같다”며 “세금을 내 돈처럼 아껴쓸 수 있는 사람을 찍겠다”고 말한다. 옆에 있던 주민은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을 뽑겠다”며 맞장구친다. 세 후보 모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용연사·유가사·용문사 등 지역 사찰을 돌며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달성군수 선거에는 한나라당 이 후보와 무소속 김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국민참여당 김 후보가 가세하고 있다.

후보들은 ▶대구 테크노폴리스·국가과학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 ▶지하철 1호선 연장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크노폴리스는 현풍·유가면 일대 726만6000㎡에 조성되는 복합산업단지로 2012년 기반공사가 끝난다. 국가과학산업단지는 구지면 일대 852만1000㎡로 2014년까지 건립된다. 대구 시민을 먹여 살릴 공단이다. 대구시가 주도하는 사업이지만 달성군도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이곳에 기업체를 유치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하철 1호선을 연장하려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후보들은 현 지하철 종점과 구지면을 잇는 경전철을 건설하겠다고 말한다.

부처님 오신 날인 21일 대구 남구의 한 대형 사찰 입구에서 지방선거 출마자의 운동원들이 신도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특화된 공약도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민생안정을 위한 일자리 2만5000개 만들기를 내걸었다. 지역 업체와 건설공사 현장 등에 2만1500개,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35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참여당 김 후보는 취업 전문가가 맞춤형 일자리를 찾아주는 취업지원센터 설치, 도동서원·비슬산·육신사 등의 관광자원을 연결해 산업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김 후보는 화원·옥포 뉴타운 조성 공약을 제시했다. 대구교도소가 이전하면 이 일대를 주거와 상업지역으로 개발해 테크노폴리스 등의 배후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곳에서는 ‘박근혜 효과’도 관심거리다. 박 전 대표는 20일부터 관공서·시장 등을 돌며 한나라당 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무소속 김문오 후보의 약진을 박 전 대표가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군수 후보를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국민참여당 김 후보는 “달성군이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무소속 김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밝힌 ‘선거 불개입’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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