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장훈 역시 나이츠 해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2001년 12월 현재, 한국 프로농구 최고의 선수는?

SK 빅스의 유재학 감독은 자매팀 SK 나이츠의 서장훈을 꼽는다.

뛰어난 가드였던 유감독은 "센터는 위대하다"고 굳게 믿는 농구인이다. 유감독의 말이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허재(삼보 엑써스)건 이상민(KCC 이지스)이건 서선수와 1대1로 대결해 이긴다고는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11일 잠실에서 벌어진 썬더스전에서의 활약만으로도 서선수는 '무적'임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나이츠는 24득점.11리바운드를 올리며 내.외곽을 누빈 서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93-84로 승리, 4연승하며 10승 고지(8패)를 밟아 본격적인 선두권 공략에 들어갔다. 썬더스는 11승7패로 선두에서 밀려나 SBS 스타즈와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좋은 센터는 리바운드로 경기를 시작한다고 했다. 서선수는 경기 시작 10초도 안돼 수비 리바운드를 낚아챘다. 첫 득점은 3점 라인 가까운 지점에서 점프슛으로 기록했다. 1쿼터 종반에는 썬더스의 선봉 아티머스 맥클래리의 언더슛을 내려찍어 블록슛까지 곁들였다.

서선수는 2쿼터 들어 골밑 돌파에 주력했다. 초반에 많은 외곽 스코어를 내준 썬더스의 무스타파 호프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나이츠의 조상현.로데릭 하니발.임재현이 공격에 가세하면서 3쿼터 3분 만에 스코어가 63-45로 벌어졌다.

다른 팀 같으면 여기서 무너졌겠지만 썬더스의 뒷심은 가공할 만했다. 교체멤버 이정래의 3점포로 경기 종료 1분40초 전 83-86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여기서 서장훈이 맥클래리와 호프의 겹수비를 뚫고 치솟아 천금의 골밑슛을 명중시켰다. 썬더스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울산에서는 홈팀 모비스 오토몬스가 딜론 터너(35득점.13리바운드)와 돌아온 슈터 김영만(16득점)의 초반 활약에 힘입어 KCC 이지스를 1백10-94로 눌러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로써 오토몬스는 7승11패, 이지스는 5승13패를 마크했다.

지난달 허리 부상으로 지난 9일 삼보 엑써스전에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김영만은 이날 스타팅 멤버로 나서 1쿼터에 3점슛 2개를 꽂는 등 팀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선수의 이런 활약에 강동희도 신이 난듯 21득점.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언제나 든든하게 골밑을 지키던 터너 역시 자기 몫에 소홀함이 없었다.

전반을 49-38로 리드하며 끝낸 오토몬스는 3쿼터 4분여를 남기고서부터 이지스의 캔트릭 브룩스와 크리스 화이트의 합작 16점으로 3쿼터 종료시 75-70까지 추격당했다.

하지만 터너가 4쿼터 초반 골밑슛 1개와 3점슛 2개를 내리 성공시키며 이지스의 맹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허진석.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