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화항공 CEO 공격경영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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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대만의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이 미 테러사태 이후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 선봉에 아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크리스틴 충(52)이 서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테러사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테러의 타깃이 된 미국 비행기 타기를 꺼리기 때문에 이 때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충의 공격경영은 취임 이후 실시한 개혁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7월 충이 경영을 맡았을 때 중화항공은 거의 최악이었다. 1990년대 들어 세차례나 발생한 항공사고는 4백50여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그 중 두번이 조종사 과실로 인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회사는 휘청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충은 대대적인 조직수술작업에 착수했다. 군 출신 조종사들을 줄이는 동시에 공기업이 안고 있는 무사안일주의를 뿌리뽑기 위해 과감한 발탁인사를 단행했다. 이같은 여장부의 독주에 보수적인 구성원들은 처음엔 강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조금씩 적응해갔다.

그는 30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뒤 99년 귀국할 때까지 콜롬비아영화사 등 미국 기업에서 재무분석가로 일해왔다. 귀국 후 둘째로 큰 도시인 가오슝의 경제자문관 역할을 하다 천수이볜(陳水扁)총통에 의해 위기에 빠진 중화항공의 해결사로 발탁됐다.

올해 중화항공은 해외 경영환경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약 4천만달러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충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 본토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상하이 소재 동방항공의 화물사업부 지분을 25%나 인수했고, 푸젠(福健)성의 경제 중심지인 샤먼공항에도 투자했다. 중국 시장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인 것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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