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새신랑 괜찮군 이런 소리 나오게 예복 입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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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짙은 회색 슈트는 턱시도로 변신하기 쉽다. 화이트 셔츠에 검정 보타이·커머밴드를 하는 게 정석. 하지만 이를 뒤집어 검정 셔츠에 흰색 보타이와 커머밴드를 해도 좋다. 광택 나는 소재를 택하면 좀 더 예복 같은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제품협찬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리오니,빨질레리 메이크업·헤어 3story 모델 조쉬 런던플라워&가든

그리고 드레스에 곁다리로 끼어나오는 예복에 몸을 맞추는 거다. 여기서 눈치없이 ‘나는 뭐 입어?’ 했다간 평생 고생이다. 하지만 그렇게 고른 ‘제비 꼬리’ 테일 코트는 솔직히 ‘어렵다’. 자칫 허리는 길어보이고 다리는 짧아 보이기 십상이다. 어깨선이 처지고 바지 밑단이 늘어질 땐 남의 옷 입었다는 광고다. 그걸 가리려 키높이 구두까지 신는 건 안쓰러울 지경이다. 신랑은 결혼식에서 신부에 묻어가는 조연이 아니라 주연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신랑 예복 제대로 입는 법을.

실속형  일반 슈트를 예복처럼 꾸며라

평소 스타일링에 도전적이라면 일반 슈트를 입어도 좋다. 평소라면 살 수 없는 좋은 명품 한 벌을 장만해 예복으로 입는 거다. 짙은 회색이나 감색 슈트가 평소에도 잘 입을 수 있고 예복으로도 무난하다.

일반 슈트를 결혼식 예복으로 꾸미는 법은 이렇다. 먼저 셔츠를 주의해서 골라야 한다. 칼라 사이가 벌어져 보타이가 돋보이는 윙 칼라 셔츠, 장식 단추가 달린 턱시도 셔츠를 입어야 한다. 여기에 보타이(나비모양 타이)·커머밴드(배를 두르는 공단)·포켓스퀘어(가슴주머니에 꽂는 손수건) 3종 세트를 갖추면 명품 턱시도가 부럽지 않다. 본식에선 연미복이나 턱시도를 입고, ‘애프터 슈트’를 이렇게 입어도 좋다. 피로연에서 신부가 입는 ‘애프터 드레스’와 같은 개념이다. 같은 슈트라도 피로연에서 타이·셔츠를 화려하게 바꿔 주면 분위기가 바뀐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은 단 하나다. 절대 비즈니스 슈트처럼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스타일리시형  장동건처럼 턱시도를 입어라

턱시도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턱시도는 원래 밤에 입는 예복이라지만 요즘은 경계가 모호해졌다. 권오수 클래식의 이아예 실장은 “요즘 신랑들은 벙벙해보이는 연미복을 꺼려한다”며 “몸에 꼭 붙는 숄컬러의 턱시도(사진)를 가장 많이 찾는다”고 말한다. 장동건이 결혼식에서 입었던 바로 그 스타일이다. 남자 연예인들의 시상식 차림처럼 화이트 턱시도 재킷에 검정 바지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 턱시도를 아예 살 수도 있다. 올봄 국내외 브랜드마다 1~3개의 모델이 나와 있다. 200만원대 고가지만 예전보다 판매가 늘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 제냐 관계자는 “결혼식 자체의 의미를 두는 신랑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턱시도 재킷을 캐주얼하게 입으면서 쓰임새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알뜰형  빌린 연미복도 사이즈는 꼼꼼히 따져라

일단 연미복을 빌려 입어야 한다면 사이즈가 중요하다. 한국인 체형엔 어울리기 어려운 옷이라서다. 허리 길고 다리 짧은 기형아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따져야 할 게 많다. 일단 어깨선을 맞추는 건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재킷 소매 길이도 따져야 한다. 엄지손가락 끝에서 10㎝쯤 올라가야 한다. 셔츠 소매단이 1.5㎝ 정도 보이면서 커프스링을 슬쩍 자랑해야 하기 때문. 바짓단이 구두굽에 닿을락 말락한 수준이면 내 옷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제비꼬리가 무릎 위쪽까지만 내려와야 한다는 원칙도 엄수할 것.

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피로연에서 입는 양복은

1 남자는 밝은 갈색 슈트만 입어도 튄다. 여기에 셔츠·타이에도 포인트를 준다. 보라색은 대표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컬러라 예복으로 잘 어울린다. 단 너무 맞춘 듯 통일시키기보다 셔츠는 체크로, 타이와 포켓스퀘어의 명도는 달리 하는 등 변화를 주는 게 세련돼 보인다.

2 가장 얌전하게 멋을 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핑크 줄무늬가 들어간 회색 정장에 화사한 연어색 타이를 맸다. 신부들이 애프터 드레스로 많이 입는 핑크 컬러와 맞추기도 쉽다. 실크 타이에 광택이 있어 보타이를 하지 않아도 단연 돋보인다.

TIP  신랑 가슴에 다는 꽃 ‘부토니에’ 주머니에 꽂지 마세요

결혼식에서 신랑 왼쪽 가슴에 다는 꽃을 부토니에(Boutonniere)라고 부른다. 부케가 신랑이 신부에게 꺾어다 주는 꽃에서 비롯됐다면, 부토니에는 신부가 부케에서 한 송이를 뽑아 주며 신랑에게 화답하는 것에서 유래됐다. 꽂는 위치는 왼쪽 가슴 주머니가 아닌 슈트 옷깃에 있는 작은 구멍. 부케와 맞춘 흰색 꽃 한 송이가 가장 무난하지만 최근엔 핑크색이나 열매가 달린 가지, 작은 꽃을 여러 개 겹쳐 연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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