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무서운 영화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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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무서운 영화'의 흥행 성공을 등에 업고 제작된 속편이다.

'매트릭스''스크림''블레어 위치'등을 비틀고 뒤집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패러디 영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지저분한 화장실 혹은 노골적인 섹스 유머가 주를 이루는 속편은 전편의 기발함이나 패러디의 익살스러움이 사그라든 말 그대로 '엽기적인' 영화다.

공포 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엑소시스트'가 첫 패러디 대상. 맥필리 신부가 한 소녀에게 깃든 악령을 쫓아내려 하는 장면을 다르게 꾸몄지만 여기에 재치나 풍자란 없다. 토사물을 마구잡이로 내뱉고 배설물을 마구 쏟아내는 등 철저하게 지저분함으로 포장한다.

그 사건이 있은 1년 후. 영화는 그 곳에서 악령의 존재를 밝혀내 명예를 얻으려는 교수와 멋모르고 따라온 대학생 여섯명이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다.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속에 렉터 박사가 한 남자의 머리를 절단해 뇌를 꺼내 먹는 '한니발', 주인공 린다가 냉장실에 갇혀 위기에 몰리는 '할로우 맨', 세 여인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옷을 벗어던지는 '미녀 삼총사' 등의 장면이 연속적으로 패러디된다. 심지어 능수능란하게 농구공을 다루는 나이키 CF까지 가만두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도 역겨운 장면과 말장난 일색이어서 식사시간을 전후해 영화 관람은 삼가는 것이 좋을 듯. 해도 너무한다 싶다.

전편에 이어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가 감독했으며 그의 형제들 말론 웨이언스.숀 웨이언스가 출연한다. 18세 관람가, 30일 개봉.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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