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촌 돋보기] 여수 여문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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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수시 여문지구는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등 3개 시 ·군 통합의 상징이라고 할만큼 신도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1987년12월 여수시청이 이곳으로 들어서기 전까지도 논 ·밭과 저수지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지만 지금은 1만2천5백28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 여수시가 ‘전남 제1의 도시’로 꼽히는 이유중 하나로 내세울 정도가 됐다.

◇아파트 현황=여문지구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간선도로를 경계로 여서동과 문수동으로 나뉘어 있다.

여서동에는 ▶경남 1 ∼ 2차(1천2백30가구)▶현대건설(1천1백2가구)▶현대산업(6백23가구)▶금호(7백53가구)▶여서주공(8백10가구)▶부영 5 ∼ 7차(3천9가구)등이 입주,전체 가구 수(7천8백22가구)의 96.2%가 아파트인,말 그대로 아파트촌이다.

문수동에는 ▶원앙(7백80가구)▶흥화(7백가구)▶부영1차(3백8가구)▶문수주공(1천2백78가구)▶무궁화(1백20가구)▶부영9 ∼ 10차(1천8백15가구)등 5천1가구가 입주했다.

전체 가구 수(7천4백36가구)의 67.2%를 차지할 만큼 그 옛날 ‘아름답고 작다’라는 뜻의 소미마을로 불리웠던 문수골이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로 바뀔 정도로 발전했다.

◇도시 기능=여문지구의 교통망은 그야말로 사통오달(四通五達)로 뚫렸다.

택지 개발과 함께 개통된 한재 터널은 3∼5분이면 여수 구도심과 연결하고 웅천로는 구도심과 학동 ·소호동 등 여천지역을 연결하는 제2 간선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만 지구내 일부 도로 폭이 편도 2차선으로 비좁아 출 ·퇴근때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는게 아쉽다.

여문지구에는 그레이스백화점 ·에이스마트 ·코아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한 상가시설이 골고루 잘 갖춰져 있어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병원 20여곳이 개업해 주민들의 의료문제를 맡아주고 있다. 신도심답게 제2청사 ·해양경찰서 ·한국통신 ·방송국 주요 업무시설도 골고루 입주,자족도시 기능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공원 ·등산로 등 휴식 공간=제2청사 뒷편 부지 1천8백50여평에 조성된 미관광장은 여름엔 피서지,가을엔 호젓한 데이트코스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진남제와 시민의 날 등 굵직한 행사와 주민 화합잔치 마당으로 활용되는 여문공원(1만4천여평)은 문화 이벤트 행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구봉산(3백88m) ·고락산(3백35m) ·망마산(1백42m) ·장군산(3백25m)등 남해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보는 4개 등산코스도 지척에 자리잡고 있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인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이웃간 안면트기에 요긴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구두훈 기자

*** 원앙아파트 주민자치회 박일순총무 인터뷰

“입주 당시 미분양 가구가 많아 단지 전체가 황량하기 그지없었어요.자치회 ·부녀회 ·관리사무소가 똘똘 뭉쳐 ‘살기좋은 마을’ 이미지 심기에 나섰지요.”

원앙아파트 주민자치회 박일순(34 ·여)총무는 입주(94년)후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애를 먹었던 시절을 극복하고 ‘능동적인 자치회’로 자리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측이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 후발 입주자들에게 제시한 특혜에 기존 입주민들이 반발하지 않도록 끈질긴 협상을 벌여,분양보조금 무이자 10년 상환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자치회 활동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3년전 대통령령으로 실시된 아파트 주민자치회 일제 감사에서도 공금 유용 등 잡음이 많았던 타 아파트와는 달리 원앙아파트 자치회는 사심없는 운영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부녀회가 함께 움직이는 이 아파트 자치회 활동은 단지옆 시유지에 어린이 놀이터 조성,텃밭을 가꿔 주민들에게 고추·고구마 등 수확물 나눠주기,벚꽃 ·동백나무로 단지 가꾸기,약수터 개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박총무는 “간부 몇사람이 모여 운영하는 자치회는 발전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단지 전체가 내집이라는 주인 의식을 갖는다면 전국에서 손꼽히는 자치회가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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