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소중한 '사이버 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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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과 사이버 머니가 실제 돈처럼 가치를 가지면서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고수(高手)가 되려면 고성능 아이템을 끊임없이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 컨설턴트 M씨(27)는 "아이템을 제대로 갖추려면 5백만원은 족히 든다. 몇달치 월급을 통째 털어넣은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해킹 등을 통해 사이버 머니나 아이템을 훔치는 강.절도도 흔하고, 성적(性的) 유혹을 통해 구걸하는 일도 생긴다.

L게임 고수 K군(17)은 "얼마전 게임상에서 만난 여자가 아이템을 달라고 졸라 거절했더니 밤늦게 PC방에 찾아와 술을 사겠다며 유혹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온라인 게임에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했다는 신고를 받고 내사 중이다.

조폭들이 L게임 게이머와 업체를 협박, 자신들에게 유리한 게임 여건을 만들게 해 성(城)을 차지한 뒤 내놓지 않는다는 것. "성 한개를 확보하면 다른 게이머로부터 세금을 거둬 월 2백만원의 순이익이 보장된다"고 경찰은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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