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재능있는 한인 음악도 세계 진출 발판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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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젊은 한국 음악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돕고 싶습니다. 신예 연주자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게 우리들의 큰 보람입니다."

한국국제음악재단(KIMF)의 스티브 김(52.한국명 김윤종) 이사장이 내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제1회 KIMF 음악 콩쿠르'를 홍보하기 위해 최근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전세계 한인 음악도를 대상으로 한 국제 음악 콩쿠르는 이 대회가 처음"이라며 "입상자에겐 연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세계적인 음악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계속적인 지원을 해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강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 이사장은 LA에서 벤처 신화를 일군 주인공이다. 1984년 자일랜사를 설립한 뒤 프랑스 기업에 매각해 돈을 많이 벌었고, 현재는 알카텔 벤처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LA에서 상연되는 오페라는 빼놓지 않고 관람하며 LA 오페라단(예술감독 플라시도 도밍고)의 이사로 활동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자신의 집으로 소프라노 조수미.홍혜경씨 등을 초청해 하우스 콘서트를 열고 있으며, 올해 초 창설된 KIMF 회원들과 함께 작은 음악회인 '무지카 라모레'를 월 1회 개최하고 있다. 소극장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내년에 LA에서 초연하는 독일 거주 작곡가 진은숙씨도 후원한다.

"LA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와 애호가가 자주 모여 음악회도 열고 하는 가운데 국제콩쿠르를 만들어 한인 음악가를 지원해 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그래서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 올해 초 KIMF를 결성하고 첫 사업으로 콩쿠르를 시작하게 됐지요."

김 이사장은 "LA는 최근 뉴욕 못지 않은 음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며 "재능있는 한국 음악인들이 세계에 진출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F 음악 콩쿠르(www.kimf.org)는 성악.피아노.현악.관악 등 음악 전반에 걸쳐 실시된다. 내년 1월 30일까지 응모자를 받아 3월 15일 본선 진출자를 확정한 뒤 4월 21일 LA 콜번 음대 지퍼 콘서트홀에서 결선을 연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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