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동구매 인기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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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주부 강경숙(34)씨는 최근 남편의 구두를 장만하기 위해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셀피아의 '공동구매'행사에 참여, 시중가격이 14만5천원인 남성용 구두 한 켤레를 4만9천8백원에 샀다.

강씨가 이처럼 싼 값에 구두를 산 것은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공동구매의 특징 때문. 구두의 경우 5명이 모이면 켤레당6만8천원에 팔고, 6명이 넘으면 4만9천8백원이 된다. 인터넷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어서 클릭만 하면 된다.

이셀피아의 경우 매주 벌어지는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네티즌은 2만여명,공동구매로 파는 상품은 1백30여종이나 된다.

'인터넷 공동구매'가 알뜰 네티즌들의 새로운 구매형태로 인기를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는 시중보다 훨씬 싼 값에 살 수 있어 이익이고, 생산자는 중간유통단계를 대폭 줄임으로써 적정 이윤을 확보할 수 있어 만족하기 때문이다.

◇ 폭발적인 성장=온라인 공동구매는 당초 부품이나 소모성 자재를 구입할 때 여러 기업이 함께 사서 비용을 절약하자며 시작한 전자상거래(B2B) 방식. 하지만 올초부터 일반 소비자 상대의 전자상거래(B2C)에 도입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셀피아.옥션.와와닷컴 등 온라인 경매업체는 물론 각종 온라인쇼핑몰과 다음.라이코스.야후 등 포털업체까지 온라인 공동구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해말 서비스를 시작한 옥션의 경우 올 초만 해도 공동구매 방식의 판매 실적이 월 6천8백여건에 그쳤지만 지금은 월 70만건을 넘는다.

다음의 올 3분기 공동구매 이용자수는 20만명을 넘어 올 1분기(2만4천여명)의 10배 가까이로 늘었다. 와와닷컴은 공동구매 서비스를 하면서 월2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려 최근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몰.한솔CS클럽.다음 등 온라인 쇼핑몰과 경매업체들의 매출에서 공동구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연초 1% 미만에서 지금은 10~30%로 늘어났다.

공동구매에 올라가는 상품은 의류.가전품.운동기구.PC.농수산물 등으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운동기구인 'AB슬라이드'. 옥션에서만 6만4천개가 팔렸고, 다른 사이트에서도 각각 2만~5만개가 팔렸다.

◇ 값도 싸고 안전성도 높아져=온라인 공동구매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무엇보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옥션의 김헌철 전무는 "온라인 공동구매 상품은 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결되기 때문에 가격이 시중보다 20~70%까지 싸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와 생산업체가 직접 거래하지 않고 대형 온라인업체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거래의 신뢰도를 높인 것도 원인이 됐다.

생산자-소비자 직거래의 경우 대금을 지불했는데도 상품이 배달되지 않거나 손상된 제품이 배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공동구매는 온라인업체들이 상품배달과 대금결제를 책임진다고 밝히고 있는 것.

이셀피아의 이종호 팀장은 "배달이 늦거나 배달된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온라인업체에서 책임지고 처리해 준다"고 말했다.

◇ 어떻게 하나=온라인 공동구매를 하려면 우선 해당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업체들은 매주 또는 열흘에 한번씩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보통 1백~5백여개의 상품이 올라온다.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클릭한 뒤 신용카드 또는 지로 결제를 하면 된다.

이후 원하는 물건이 배달되면 서비스업체에 '배달확인'을 통보하면 된다.대부분 구매자가 많을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슬라이딩방식'을 적용한다. 때문에 미리 네티즌들끼리 공동구매단을 만들어 함께 참여하면 더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일부 업체는 미리 할인율을 정해놓고 물건을 제공하는 '지정가격방식'을 적용한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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