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광주 첨단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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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첨단지구로 이사오면 교육환경이 어느 곳보다 나을 것으로 생각했는데….고교 증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도심으로 다시 이사가야할 판입니다.”

광주시 광산구 첨단지구 주민 이모(45)씨는 자녀들이 초·중등생 때는 과밀학급에 시달리고,고교때는 버스로 30분이상 걸리는 타지역까지 통학하느라 시달린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이곳 아파트단지에는 1994년 입주가 시작된 이래 현재 1만1천3백여가구 5만여명이 살고 있으나 일반계 고교는 1개교 뿐이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분양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첨단지구내 연구 ·교육시설 용지 14만3천평을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주거 용지로 바뀌면 이 곳에는 6천가구가 신축되어 학교난을 한층 가중시킬 전망이다.

◇학생 ·학교 실태=월계 ·산월 ·미산 ·정암 ·비아 등 5개 초등학교에 9천5백여명,비아·월계 ·천곡 등 3개 중학교에 3천1백37명이 재학 중이다.

이 가운데 내년 2월 졸업할 중학교 3학년은 9백여명이다. 그러나 첨단지구내 유일한 일반계 교교인 숭덕고의 1학년 수용 인원은 3백70명.결국 실업계 고교 진학예정자 1백여명을 제외하더라도 5백여명이 도심권으로 등 ·하교해야 한다.

결국 첨단지구 거주 고교생의 70%에 달하는 학생들이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서강 ·금호 ·진흥고 ·경신여 ·중앙여고 등 5개교에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광산교육발전협의회(의장 신방섭 광주여대총장)는 구청 ·구의회 ·중학교 학부모회 등과 주민 서명을 받아 ‘첨단지구내 고교 신설 건의문’을 국회 ·교육인적자원부 등에 제출키로 했다.

주민들은 당장 고교 신설이 불가능하다면 내년 고교 신입생부터라도 도로가 개통돼 교통이 편리한 북구 일곡지구내 고교(국제고와 고려고)등으로 배정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2003년 3월 인근 운남지구에 24학급 규모 운남고를 개교하면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고교 신설은 학생 수용능력을 판단해 시의회 의결,교육인적자원부 승인 등 최소 2년이 걸리는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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