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골프-오후 스키-저녁엔 온천 '후쿠시마'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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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같음과 다름(同異).

일본 후쿠시마(福島)는 묘한 곳이다.

기후와 경치가 한국과 너무나 흡사하다. 남북으로 달리는 산맥에 의해 갈라진 다채로운 기후 풍토와 넘치는 정취는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가을걷이를 끝낸 볏단이 정갈하게 서서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한국의 남도 어디쯤인 듯싶고, 서부 반다이(磐梯)산의 능선들은 강원도의 여느 골짜기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후쿠시마의 삶의 방식은 일본에서도 가장 일본적이다. 봉건시대부터 수많은 전쟁에 휩쓸렸고 지진 등 천재지변에 맞서 오밀조밀하게 살아온 일본인들의 흔적이 마을 곳곳에 살아 숨쉰다.

나라(奈良)시대부터 명소로 꼽힌 온천 1백50여개가 산재해 있는 온천 천국이다. 중세의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일본식 정원에서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은 여관 주인의 환대를 받노라면 에도(江湖)시대 일본의 쇼군(將軍)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후쿠시마현은 도쿄(東京)에서 도호쿠 신칸센(東北新幹線)으로 약 1시간, 승용차로 약 3시간 걸리는 일본 동북부 지방 중심지다. 수도권과 인접하고 풍광이 수려해 일찍부터 유명한 관광지다. 최근 일본 경기 침체 등으로 아시아권 관광객에게 문호를 활짝 열었다.

특히 일본 우익 교과서 파동 당시에도 한.일 교류의 중요성을 주장했던 지한파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佐久.62)가 현(縣)의 지사로 재직해 한국과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주 다섯차례 직항편(1시간40분 소요)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그러나 해외 관광객을 맞아본 경험이 적어 관광업소 종업원들의 외국어 능력은 떨어진다.

관광지답게 레저시설은 훌륭하다.

후쿠시마현은 골프장(60여개)과 스키장(30여개)이 공급 과잉 상태여서 외국인에게 각종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스키장은 한국 전체 숫자보다 많다.

리프트 사용권과 골프장 그린피 등이 한국보다 싸다. 넓이는 한국의 도(道)보다 조금 큰 정도다. 하지만 내륙의 산악지역과 태평양 연안 해안의 기후는 확연히 다르다. 이 덕에 일본의 현 중 유일하게 스키와 골프가 동시에 가능하다.

먹거리도 다양하고 토속주(酒)의 향취도 형형색색이다.

북적거리지 않는 조용한 레저에 일본 문화체험을 곁들이길 원한다면 최상의 조건이다.

반다이아사히 국립공원의 산악 트레킹 코스도 환상적이다. 가파르지 않으면서 울창한 숲과 해발 1천9백m에 위치한 분화구 등 천혜의 경관에 전통.현대식 숙박시설이 갖춰졌다.

4백년 동안 한마리 학처럼 꼿꼿이 서서 에도시대 무사의 투쟁역사를 간직한 성곽 쓰루가조(鶴城)와 남서부 다다미 눈축제도 일품이다. 일본 동북부 문화의 중심지인 후쿠시마시와 태평양 연안지역의 해양레저 시설도 훌륭하다.

한가지 더. 축구를 좋아하는 열성팬이라면 일본 축구 발전의 상징인 J빌리지 축구 성지 순례를 권할 만하다. 태평양 연안에 그림 같은 천연잔디 축구장 13개가 있다. 일반인을 위한 숙박시설도 있다.

문의 후쿠시마현 서울사무소 02-737-1122, (http://www.japanpr.com).

후쿠시마=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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