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고향 제주서 이글, 이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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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못 치면 창피하잖아요.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경기했는데 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양용은(32.카스코)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제주 출신인 그는 25일 제주도 중문 골프장(파72.6783m)에서 개막한 신한코리아 골프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과 함께 1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PGA투어 2년차로 우승 경력이 없는 테드 퍼디(미국)가 7언더파를 몰아쳐 단독선두에 나섰다.

첫 조에서 출발한 양용은은 2번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해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이글 2개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거리가 542m(596야드)나 되는 파5의 7번홀에서 5번 우드 세컨드 샷으로 핀 2.5m 거리에 공을 떨어뜨려 이글을 잡아낸 뒤 상승세를 탔다. 15번홀(파5)에서도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단숨에 2타를 줄였다. 양용은은 "공식 대회에서 이글을 두 개나 잡아낸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양용은은 국내에서 스윙 아크가 가장 큰 선수로 꼽힌다. 270m를 넘나드는 장타가 일품이다. 1997년 데뷔한 뒤 국내 투어에선 1승(2002년 SBS최강전)을 거두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일본 투어에 진출, 단숨에 2승을 거두며 일본 상금 랭킹 4위(8441만엔)에 올랐다. 양용은은 "이 코스에서 최소한 40~50번은 라운드를 해봤다. 코스를 속속들이 잘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바람이 제법 불었지만 이 정도면 큰 문제는 없다. 때로는 뒷바람이 불어 유리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나상욱(21.엘로드)은 2언더파로 공동 7위로 선전했으나 최경주(34.슈페리어)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드라이브샷이 들쭉날쭉했고, 가까운 거리의 퍼트도 자주 빗나갔다. 특히 4번홀(파4)에선 드라이브샷이 OB(아웃 오브 바운스)지역에 떨어지면서 트리플 보기까지 범했다. 4오버파로 출전 선수 38명 가운데 35위로 처졌다.

제주=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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