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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승인은 감감한데 저밀도단지 값 꿈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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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당초 올해 중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청담.도곡, 잠실, 화곡지구 등 서울시내 3개 저밀도지구 내 재건축 우선 단지 결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다.

구청들이 해당 단지 선정방법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부 단지는 기본계획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3개월간 약보합세를 보였던 이들 지구 아파트 값은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다.

◇ 연내 사업승인 불투명하지만=청담.도곡지구에선 재건축 우선 단지가 도곡주공 1단지와 영동 1~3단지로 압축됐지만 우선단지 선정 방법이 원점부터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지난 6일 지구내 13개 재건축조합장을 만나 서울시가 제시한 우선 재건축 가구수(2천5백가구)와 전세시장 영향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겠다고 밝혔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서울시와 우선 재건축단지 선정문제를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며 "우선 사업승인물량(2천5백가구)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잠실지구에선 주공2.3.4단지와 시영아파트 등 네곳이 사업승인을 신청했지만 송파구청은 아직 부서협의조차 못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검토해야 할 서류가 워낙 많고 미비점도 적지 않아 올해 내 사업승인이 나갈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강서구 화곡지구의 경우 유일하게 사업승인을 신청한 화곡1주구가 지난 10일부터 이주를 시작했지만 연내 사업승인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청측은 "재건축에 반대하는 지주의 토지를 제외하기로 해 화곡1주구 아파트기본계획을 바꿔야 하는 만큼 올해내 사업승인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5개 저밀도지구 중 암사.명일지구의 동서울아파트는 지난달 사업승인을 받아 이주를 하고 있으며, 반포지구는 재건축 기본계획고시조차 매듭 지어지지 않았다.

◇ 값은 오르는데=청담.도곡지구와 잠실지구를 중심으로 일부 값이 오르고 매물회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가 고밀도지구 13곳 8만4천여가구의 재건축을 조례개정 이후인 내년 말까지 보류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진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밀도지구 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동산중개사무소들은 말하고 있다.

도곡주공 1단지 13평형이 3억6천만~3억7천만원, 영동주공 13평형은 1억8천5백만~1억9천만원 선으로 일주일새 5백만~1천만원 가량 올랐다.

잠실 4단지 13평형과 3단지 15평형도 1억9천5백만~2억1천만원으로 이달 들어 5백만~1천만원 상승했고, 매물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고밀도 재건축지연에 따른 반사작용의 혜택을 받더라도 저밀도지구의 연내 사업승인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값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신중한 투자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잠실4단지 유성공인중개사무소 이형민 사장은 "내부적인 호재 없이 가격이 오르는 것은 한동안 계속된 약보합세에 대한 반발 매수세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가격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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