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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투자, 뛰는 금보다 백금·천연가스가 더 매력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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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금을 비롯한 원자재 투자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주가가 롤러코스트를 타면서 안전 자산을 찾는 심리가 번진 까닭이다. IBK투자증권은 13일 금을 비롯해 각종 원자재의 가격 동향을 전망한 보고서를 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보다는 백금이, 백금보다는 천연가스가 더 유망하다는 것이다.

◆금값 뛰지만 금보다 백금=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은 전날보다 22.8달러(1.9%) 오른 온스당 124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올 2월 5일의 연중 최저가(1052.2달러)와 비교하면, 석 달 남짓한 기간 동안 18.1% 뛰었다. 금 펀드도 수익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금 펀드들은 최근 1개월간 3.1~5.7%, 3개월간은 9.3~11.3% 수익을 올렸다.

IBK투자증권은 금값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IBK투자증권의 주장이다.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금값 오름세를 타고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 3월 금 생산량이 1월보다 30%가량 증가했다. 2월부터 금값이 오른 영향이다. 최근엔 생산량을 더 확대한 것으로 IBK투자증권은 파악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금 공급 대열에 합류했다. 올 2월 IMF는 보유 중인 금 191.3t을 팔겠다고 발표했고, 3월 말까지 24.1t을 매각했다. IMF는 유럽 지원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고, 마침 시세도 좋다. IMF가 내놓는 금 물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이렇게 공급이 늘면 금값 오름세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IBK투자증권은 금보다 백금이 더 유망하다며, 그 이유를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서 찾았다. 백금은 자동차의 매연 저감 장치에 쓰인다. 또 최근 뉴욕증시에 백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 것도 백금 가격의 상승을 점치는 요인이다. 실물 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확 늘게 된 것이다. IBK투자증권 선성인 연구원은 “다만 몇 년 뒤 매연을 덜 뿜는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 백금 수요가 다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먼삭스도 올 초 “2010년에는 금보다 백금이 강세를 띨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천연가스 가격은 바닥=IBK투자증권이 백금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은 것이 있다. 천연가스다. 가격이 워낙 떨어졌다. 금융위기 전인 2008년 7월 100만BTU(1BTU는 252㎈를 내는 양)당 13.6달러에서 최근에는 4.1달러 선으로 하락했다. 한창 비쌀 때의 30% 수준이다. 서부텍사스유(WTI)가 2007년 배럴당 145달러에서 최근 76달러로 절반 정도 된 것에 비해 하락 폭이 훨씬 크다. 선성인 연구원은 “지금은 난방 수요가 없는 비수기라 천연가스 가격이 바로 오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WTI 가격 변동에 맞춰 오름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각 도시에서 가스공급관 공사를 하고 있는 점도 투자 대상으로서 천연가스의 매력도를 올려놓고 있다.

역시 가격이 많이 떨어진 곡물도 장기 투자 추천 대상이었다. 올해는 브라질이 풍작이어서 당장 곡물 값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앞으로 신흥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육류 소비가 늘고,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른다는 분석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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