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 토종닭이 떴다 … 한방 장수탕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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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과 전복, 산낙지 그리고 한방 재료가 맛을 내는 전복 장수탕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조영회 기자]

삼계탕과 전복이 만났다. 뿐만 아니라 소싸움 직전 소에게 먹였다는 산낙지도 한자리에 모였다. 바다의 신 용왕이 즐겨 먹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해신탕’이라고도 불린다. 천안시 원성동 홍도수산의 주 메뉴인 전복장수탕이다. 토종닭을 푹 고은 뒤 싱싱한 완도전복, 소라를 넣어 다시 펄펄 끓인다. 그 위에 산낙지를 넣어 질기지 않을 정도로 조리한다.

바다향과 흙내음, 하늘의 공기까지…. 육해공이 솥단지에서 만났다. 이 음식은 음양의 조화를 맞춰 몸을 보양하기 위해 귀족들만 먹었던 고급 요리다.

인삼·녹각·오가피·황기·당귀·엄나무·대추·밤·은행·마늘 등 몸에 좋다는 재료는 다 넣었다. 이 때문에 진한 한방의 맛과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끓일 때 육수를 넣는데 이것만은 비밀이란다.

재료에 숨은 효능

완도전복은 천연미역과 다시마를 먹여 양식한다. 다른 어패류에 비해 단백질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아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간장보호와 피로회복에도 좋다. 또한 체력보강과 심근경색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피는 간장과 신장에 좋고 뼈와 힘줄을 강하게 한다. 황기는 원기를 보충하고 땀을 그치게 하며 부종 따위에 효과적이다. 엄나무는 쓴 맛을 내며 허리와 다리가 저리고 바람이 이는데 약으로 쓰인다. 당귀는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고 보혈작용에도 큰 역할을 해 빈혈에 효과가 좋다. 지혈 등의 치료에도 탁월하다. 녹각은 사슴뿔로 근육과 골격을 강하게 한다. 척추디스크, 관절염, 임질, 종기 등의 치료에 좋다. 엄나무는 쓴 맛을 내며 허리와 다리가 저리고 바람이 이는데 약으로 쓰인다. 재료 하나하나가 건강을 챙긴다. 한약향이 살짝 나는 국물이 목줄기를 타고 내려올 때부터 힘이 솟는 듯 하다.

이 때문에 평소에 찾는 이들도 많지만 삼복더위를 앞두고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울돌목 숭어도 인기

전복 장수탕의 인기 때문에 횟집에 고민이 생겼다. 회를 싫어하는 손님이 있을 때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것이 오히려 인기다. 메뉴를 새로 개발하니 횟집의 메인 메뉴인 회보다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래도 횟집의 주인공은 회. 이 횟집은 자연산 울돌목 숭어가 자랑거리다. 해남에서 산지 직송으로 가져와 즉석에서 회를 뜬다. 숭어가 일주일 정도만 되면 수명을 다하니 오래 보관할 수도 없다. 신선한 회를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이 숭어는 흙냄새가 안 난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 ‘쫄깃쫄깃’ 씹는 맛도 일품이다. 정충희(54) 사장은 “울돌목 숭어는 천안지역에서 유일하다”며 “입소문을 타다 보니 다른 횟집에도 공급하게 됐다” 자랑했다.

메밀 막국수로 더위 싹~

5월 중순부터 메밀 막국수를 개시할 계획이다. 날씨가 더울 때 메밀 국수 한 그릇을 비우면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식당은 메밀로 유명한 봉평과 직거래 계약을 해 현지의 맛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메밀 또한 한방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식품이다. 습과 열을 꺼주며 기운을 돋우고 정신을 맑게 한다. 독을 풀고 염증을 삭이며 가슴속 열을 아래로 내려주고 오장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위열이 원인이 돼 발생되는 변비와 이질, 설사, 딸꾹질, 소화장애, 식은땀, 편두통, 자반병, 창상, 치루, 수은중독, 불에 데인 상처, 피부질환, 대하증 등을 치료하며 사상의학에서는 태양인 체질에 잘 맞는 약으로 분류돼 있다. 필수 아미노산이 다른 곡류보다 많은 편이며 비타민 B, 비타민 D, 칼슘, 칼륨, 인, 철분, 망간, 아연, 나트륨, 셀레늄과 섬유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과 해독기능을 강화시키며 소화장애, 여성대하, 이질, 장염, 요로 감염증, 폐렴, 기관지염, 치주질환 및 잇몸의 염증과 입 냄새 등의 치료에 효과도 있다.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 변비, 당뇨병, 각종 암, 비만을 예방하거나 치료하여 성인병 예방 및 미용을 위해 권장되는 건강식품이다.

전복 장수탕 4인기준 6만원, 작게 4만원 짜리도 있다. 식당은 유량동 입구, 시내에서 굴다리를 통과하기 전에 위치해 있다. 넓은 주차공간으로 대형 단체 손님도 문제없다. ▶문의=041-561-3001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