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구급함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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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어느덧 추워서 밖에 나가기 싫은 계절, 겨울이 성큼 성큼 다가오고 있어요.

추운 날씨에 집안에 환자가 생겨서 병원에 가야 한다면 정말 싫어요. 밖에 나가기는 싫지만 그냥 있을 수도 없잖아요.

겨울이나 늦가을이 되면 저는 비염으로, 초등학교 3학년인 제 동생 정민이는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많이 고생한답니다. 감기 몸살을 앓기도 해요.

하지만 이렇게 앓을 때마다 늘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픈 건 아니에요. 집에서 간단한 약으로도 치료를 하거나 응급처치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랑 구급함을 만들기로 했어요.

우선 집안에 있는 약들을 찾아봤어요. 그런데 다들 구입한 지 몇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됐어요. 없는 약들도 많았어요. 결국 우리는 약을 새로 사기로 결정했어요.

무엇을 사야 하는지 목록을 작성하고 대학병원 옆 대형 약국으로 갔어요. 엄마는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동네 약국보다는 대형약국에서 사는 게 저렴하다고 하셨어요.

구급함에 들어갈 기본 물품으로 체온계.가위.핀셋.반창고.붕대를 샀어요.

상처가 나면 공기가 잘 통해야 빨리 낫는대요. 하지만 밤에 자다가 무의식적으로 상처에 손을 대는 걸 막으려면 붕대를 대고 반창고로 붙여야 한대요.

소독약은 의료 용구를 소독하는 알콜이랑 상처를 소독하는 포비돈 요드를 샀어요. 상처에 바르는 연고, 동생의 아토피성 피부염에 바르는 피부 연고도 샀어요.

잘 체하는 우리 가족에게는 소화제가 가장 필요한 비상약이에요.

해열제랑 종합감기약도 필요하지요. 병원이 문을 닫는 휴일에 감기에 걸리면 꼼짝 없이 앓아야 하잖아요. 해열제는 어린이용 시럽이 없어서 그냥 알약을 샀어요. 종합감기약이랑 코감기.목감기 약도 따로 구입했어요.

나머지 약들도 미리 적어간 목록을 확인하면서 모두 샀어요. 총 구입비는 2만2천5백원.

이제 구급약 상자를 만들 차례예요.

엄마랑 저는 사용하지 않는 큰 종이상자를 하얀 시트지로 쌌어요. 상자 바닥 외부에는 '정주네 구급함'이라고 써 넣었어요.

뚜껑 가운데 부분에 빨간색 종이로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붙이니 어엿한 구급함이 됐어요.

상자 안에 사온 약들을 차곡차곡 예쁘게 담았어요. 비록 플라스틱 구급함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예쁘고 실용적인 우리 가족 구급함 완성!

<함정주 중앙일보 어린이 명예기자.서울 목원초등 5년>

*엄마가 제안하는 겨울철 건강 식품

우리 식구들은 매실 엑기스를 냉장고 안에 넣어 놓고 소화제 대신 사용해요. 매실 엑기스를 한 숟가락씩 먹으면 체한 게 금방 나아요.

겨울엔 집에서 만든 모과차랑 유자차를 자주 마셔요. 모과랑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아요.

<정주 엄마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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