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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신용등급 상향, 특소세 인하 수혜주…증시 '쌍두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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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사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증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당초 증시 전문가들은 국가신용등급 조정 직후에는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섰던 과거의 사례를 들며 '외국인→소규모 순매도, 기관→순매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 전망은 14일 여지없이 깨졌다. 이날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고, 기관은 보유 물량을 대거 처분했다. 한편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와 민주당이 특소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한 것도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신용등급 상향조정 수혜주=지난 10월 이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한국기업의 펀더멘털(기초)개선을 높이 산 데 따른 것이었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당분간 실적이 좋은 업종 대표주를 집중 매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반도체 가격 상승이란 호재를 안고 있는 삼성전자는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삼성전자.SK텔레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했던 현대자동차.한국통신.현대모비스 등 실적호전주도 유망종목으로 꼽힌다.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그간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삼성전자 등을 처분한다면 중소형 우량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진 일부 종목의 신용등급이 덩달아 올라갈 가능성도 커졌다. SK증권은 그 예로 현대자동차.한국통신.기아자동차 등을 꼽았다.

통상 국가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 등급 올라가면 국채(외평채)의 수익률은 0.1~0.15%포인트 가량 떨어지게 된다. 신용도가 좋아지면서 국채가격이 그만큼 올라가게 되고, 해외 차입비용이 절감된다는 의미다. ING베어링 증권은 "13일 S&P의 발표 직후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의 가격이 0.05%포인트 올라갔다"며 "앞으로 0.1%포인트 가량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자금을 많이 차입하는 한국전력.삼성전자.포항제철 등이 대표적인 차입비용 절감업체로 꼽힌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특히 한전의 경우 이번 S&P의 신용등급 조정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게다가 그동안 한전은 외국인 매수세에서 소외돼, 주가가 저점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은 점도 투자매력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는 "앞으로 차익을 실현할 외국인과 이 틈을 타 주식을 매수할 수밖에 없는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치열한 매매공방전이 예상된다"며 "이런 측면에서 증권주의 가격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동안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때마다 주가가 많이 올랐던 은행주도 신용등급 상향조정 수혜주로 분류된다.

◇ 특별소비세 인하 수혜주=전문가들은 특소세 인하 대상이 주로 고가품인 만큼 현대백화점.신세계 등 백화점 업체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함께 자동차.에어컨.프로젝션TV 생산업체들도 수혜종목으로 분류된다.

LG증권 김종권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내수 부양 의지와 특소세 인하 조치가 맞물릴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매출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기업의 주가는 직.간접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성.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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