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야기] 경찰 넷이 조폭 58명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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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네명의 끈질기고 용감한 형사가 58명의 폭력조직을 소탕했다.

경기도 오산 일대 유흥가를 장악해온 '상호파'를 일망타진한 경기도 화성경찰서 폭력반 명종식(36)경장.이강욱(32)순경과 강력반 안광헌(50)경사.권순복(33)경장 얘기다.

明경장이 상호파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것은 1999년 10월.

80여명이 조직을 결성해 오산시내 유흥업소들을 갈취하고 고교를 갓 졸업한 청소년들을 행동대원으로 영입한다는 것. 明경장은 조직폭력배를 담당하는 강력반장 安경사 등에게 즉각 도움을 청했다.

이후 이들은 나흘에 한번꼴로 밤을 새우는 격무 속에서도 틈틈이 상호파의 조직원을 파악하고 범죄행위를 수집했다. 휴일은 모두 반납했다. 형사수첩에 조직원의 사진을 넣고 다니며 그들의 뒤를 쫓았고, 지난 6월엔 조직원으로 위장해 다른 조직원의 결혼식에 잠입,몰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기를 2년.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한 이들은 지난달 8일 첫 긴급 체포작전에 들어갔다.

형사 30여명이 추가로 동원됐고, 사우나.성인 오락실 등지를 돌며 두목 임모(40.폭력전과 16범) 등 21명을 체포하는데 꼬박 24시간이 걸렸다.이어 나머지 37명도 줄줄이 붙잡혔다. 네 형사는 14일 이팔호(李八浩)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明경장은 1계급 특진의 영예도 함께 안았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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