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감] 고교평준화 쟁점 놓고 3대1 찬반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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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강원도 교육감 선거에는 4명이 나섰다. 교육감을 지낸 한장수 후보와 교육위원인 조광희 후보, 강원도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권은석 후보는 중도 또는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교육위원인 민병희 후보만 진보다. 민 후보는 진보 출신의 다른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이뤄 스스로 ‘범 도민 단일 후보’를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가 12일 한장수 후보의 3선을 반대하면서 비전교조 입장을 가진 후보의 단일화를 제안해 성사 여부가 관심이다.

후보들은 외국어고 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하고,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결과와 수능결과 등 강원도 학생의 학력수준에 대한 시각은 다르며, 학력을 끌어 올리는 방안에서도 다르다.


선거 초반에는 무상급식이 쟁점이었다. 그러나 민병희 후보의 제안으로 네 명의 후보 모두 교육감에 당선되면 무상급식을 추진하자는데 합의했다. 그렇지만 재원조달 등의 이유로 방법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병희 후보가 고등학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권은석·한장수 후보는 단계적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고교 평준화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강원도 5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강원교육의 현안으로 교육비리 척결(31%), 학력향상(21%), 무상급식(18%)에 이어 고교평준화(17%)를 꼽았다.

한장수 후보가 고교평준화에 반대하는 것과 달리 나머지 세 후보는 고교평준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권은석 후보는 “교육현장을 떠난 후 살펴보니 많은 학부모가 고교 비평준화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교복 색깔 때문에 학생들의 의욕을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광희 후보는 “고교 평준화를 하되 외국어와 예체능 등의 특성화 학급을 설치해 이 방면에 소질 있는 학생이 우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성화 정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민병희 후보는 “두 후보의 교육철학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표를 의식해 고교평준화 공약을 냈다”고 주장했다. 한장수 후보는 “입시제도는 금방 바꾸어서도 안 되고, 바꿀 수도 없다”며 세 후보의 입장을 비판했다.  

공교육 활성화와 사교육비 경감 방안에 대해 권은석 후보는 교사의 질을 높이고 수준 높은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민병희 후보는 고교평준화와 학업성취도 표집 평가를, 조광희 후보는 교사 잡무경감과 인터넷방송 설립 운영을, 한장수 후보는 공교육강화위원회를 설립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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