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은 'PC족'-중년층은 '신문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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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일기획이 8일 발표한 '2001 전국 소비자조사(ACR)'결과는 세대별 특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1318세대(13~18세)는 사이버 세대로 책보다는 인터넷, 편지보다는 e-메일,TV보다는 컴퓨터에 익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5세대(19~25세)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2632세대(26~32세)는 종전의 사고방식과 마음가짐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3342세대(33~42세)는 사회.정치적 의식이 투철하다. 우리나라 고성장의 주역인 4355세대(43~55세)는 구조조정과 이혼율 증가 등 사회문제로 정체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 세대별 특징=중.고생인 1318세대의 특징은 '행동을 먼저, 생각은 나중에'로 요약된다. 힙합 음악을 좋아하고 극도의 대중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때로는 몰(沒)개성적인 면도 있다. 시간이 나면 주로 컴퓨터 앞에 앉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PC 의존적 세대다. PC를 생필품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5년 전엔 48%였으나 이번 조사에서 71%로 크게 높아진 것도 이같은 특징을 보여준다.

가장 큰 개인적 관심사는 우정.친구(78%)고, 가장 관심있는 사회문제는 연예인.유명인의 동향(52%)이다.특히 연예인의 패션.말투.사고방식 등을 모방하고 추종하려는 특징이 강하다.

대학생인 1925세대는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아 '엄지족'으로 불릴 만큼 휴대폰을 사랑하는 세대다. 휴대폰 보유비율도 전 세대에서 가장 높은 86%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성교제와 결혼'(51%)인 반면 가정.가족에 대한 관심사는 28%로 1318세대(33%)보다 낮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기간인 만큼 자기 계발과 도전의식도 강하다.기술을 좋아하고 새로운 상품.서비스 구매 경향이 가장 높다.

사회 초년병인 2632세대는 미래에 대해 가장 긍정적 사고를 가진 세대로, 이혼 금기나 아들 선호사상과 같은 전통적 사고방식에선 벗어나려고 한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도 가장 유연한 사고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나이로 재산 증식에 따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홈뱅킹.사이버 주식거래도 가장 빈번하게 하는 세대다.

중년층에 해당하는 3342세대는 가족과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컴퓨터 사용자가 지난해 45%에서 올해는 58%로 증가했지만 컴퓨터를 몰라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컴맹은 줄지 않았다.

신문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으며, 보험 가입률도 최고 수준이다. 장년층인 4355세대의 주요 관심사는 건강이다.남아 선호 등 보수적 사고방식이 뿌리깊은 세대로 소비행태가 보수적이다.

◇ 5년 전과 뭐가 달라졌나=외환위기 이후 미래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 이민에 대한 동경심이 커졌다. 외국 이민 선호도는 젊은층일수록 강하지만 중.장년층의 선호도도 5년 전 30%대에서 44~49%로 크게 높아졌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통이 불편해도 쾌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이 30% 이하에서 46~58%로 높아졌다.

또 5년 전에 비해 'PC를 생필품으로 생각한다' '사극(史劇)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전체적으로 많아졌으며, 세대간의 격차는 더 커져 1318세대가 PC를,4355세대가 사극을 좋아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

유명 상표에 대한 선호도는 1318세대들이 5년 전보다 낮아진 반면 중.장년층은 높아졌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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