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장 상황 따라 ‘카멜레온 투자’… 스마트 펀드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펀드가 똑똑해지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덕스러운 주식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을 나눠서 사기도 하고, 주식 투자 비중을 조절하기도 한다. 펀드매니저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시장에 적응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시황에 따라 전략 변경=원하는 주식을 싼값에 매수할 적정 타이밍을 잡기는 쉽지 않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고민을 하는 투자자를 겨냥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전략분할매수 펀드’를 내놓았다. 운용사는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 고객이 맡긴 돈을 4개월 동안 9차례로 나눠 주식을 산다. 매달 두 차례 순자산의 19% 이내에서 주식을 나눠 사는 것이다. 한국투신운용의 이영철 리테일팀장은 “목돈을 맡기는 거치식이지만 주식을 나눠 매수하기 때문에 적립식 투자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고 말했다.


‘삼성스마트플랜’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전략을 바꾸는 펀드다. 주식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으로 갈아탄다. 방식은 이렇다. 투자자가 목돈을 맡기면 대부분을 국고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한다. 나머지 자산 중 일정액은 매달 코스피200지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식으로 넣는다. ETF 비중은 매달 자산총액의 2.5%를 기본으로 하되 전달의 코스피200지수가 떨어지면 이번 달 ETF 투자 비중을 늘리고, 지수가 오르면 투자 비중을 줄인다.

◆나이에 맞춘 포트폴리오=시황이 아닌 투자자의 연령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도 있다. 노후 자금 마련 등을 위한 라이프 사이클 펀드다. 이 펀드는 투자자의 나이가 젊을 때는 주식의 비중을 높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채권의 비중을 높여 가며 안정적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신한금융투자 권정현 연구원은 “라이프 사이클 펀드는 펀드 가입자의 연령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만큼 펀드 가입만으로 자산재분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대신 컴퓨터=시황을 종잡기 어려울 땐 펀드매니저가 일일히 대응하기엔 쉽지 않다. 그래서 컴퓨터에 투자를 맡기는 펀드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퀀트펀드다. 퀀트펀드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짜놓은 주식 운용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을 사고 판다. 펀드매니저 대신 컴퓨터에 자금 운용을 맡긴 셈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한 지 1년 이상된 퀀트펀드의 1년 수익률은 25.8%로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24.1%)보다 나았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