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경승용·소형차 불티…연비 높고 세금혜택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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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 (위)GM대우자동차 마티즈.(아래) 현대자동차 클릭.

경기침체와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경승용차와 소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경차는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이 면제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운전자나 젊은 층에서 선호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차는 GM대우의 마티즈가 유일하다. 현대차의 클릭, 기아차의 모닝, GM대우의 칼로스 등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소형차이지만 아직 경차 대접을 못 받고 있다.

◆ 경차 어떤 혜택이 있나=경차는 배기량이 800cc 미만인 차로 배기량이 적고 차체가 가벼워 연비가 높다. 정부 공인 표준연비에 따르면 마티즈CVT의 연비(자동변속기 기준)는 17.0km/ℓ로 국내 차량 중 가장 높다. 일반 중형차의 연비가 9.5km/ℓ인 것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더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이 밖에 구입 때 등록세.취득세 등 각종 세금도 면제된다. 또 도시철도공채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며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지하철 환승주차장 이용료 8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마티즈를 3년간 6만km를 운행했을 경우 구입 때 각종 세금 280만원을 면제받는 것을 비롯, 기름값(ℓ당 1400원 기준)은 400만원, 자동차세는 130만원이 절약돼 중형차에 비해 기본적인 유지비가 810만원 정도 적게 든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마티즈의 국내 판매량은 3만66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8%나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4368대가 팔려 31개월 만에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 소형차도 인기=마티즈의 연비에는 못 미치지만 소형차인 기아차의 모닝(15.5km/ℓ), GM대우의 칼로스(14.3km/ℓ), 현대차의 클릭(13.3km/ℓ) 등도 적은 유지비로 인해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가격도 모닝의 경우 마티즈에 비해 불과 40만~50만원 정도 비싸다. 모닝은 지난달 국내에서 1703대가 팔려 전월 대비 57.4%나 증가했다.

GM대우 자동차판매의 김기호 차장은 "위환 위기 때인 1998년에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경차 판매 비중이 27%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며 "최근 불황과 고유가로 인해 다시 경차나 소형차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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