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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핼러윈 테러설… 불안 털기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추가 테러 가능성과 확산되는 탄저균 테러 공포로 미국 국민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가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핼러윈데이 테러설까지 등장'=뉴욕 보건 당국이 3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한 이비인후과 병원에 근무하는 여직원(61)이 호흡기 탄저병에 걸려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긴장이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는 우편물을 취급하거나 받은 사람만이 탄저균에 감염됐는데 이 환자는 우편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시민들이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무차별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호흡기탄저병(치사율 90%)이 피부탄저병보다 훨씬 치명적이란 점도 불안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전통적인 축제일 가운데 하나인 핼러윈데이를 맞아 제2의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핼러윈 테러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가면을 쓰는 이 축제를 이용, 테러가 저질러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이날 관공서나 쇼핑몰 등에 얼씬도 말라는 내용의 e-메일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 안간힘 쓰는 미 정부=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을 찾아 월드시리즈의 시구(始球)를 했다.

2차 테러경계령이 내려진 바로 다음날 대통령이 5만여 관중 앞에 나선 것은 국민의 불안을 다독이고 국가적 일체감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뉴욕에선 경찰 1천2백명이 경기 3시간 전부터 스타디움 주변을 샅샅이 뒤졌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스타디움 반경 5.4㎞ 상공엔 항공기 운항이 금지됐다. 한편 딕 체니 부통령은 테러 경계령이 내려진 직후 안전장소로 이동했다고 백악관이 이날 밝혔다.

워싱턴=김진,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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