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8부 능선 도로포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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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시가 무등산 8부 능선까지 도로포장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산을 망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가 30일 발표한 내용은 늦재 삼거리∼장불재 구간(5㎞)에 나 있는 폭 5m의 비포장 도로를 아스콘으로 포장하겠다는 것.

무등산 정상 부근에 설치된 방송 ·통신용 송신탑을 장불재 한 곳으로 모으기로 되어있는데 이렇게 되면 장불재까지 차량통행이 빈번해 포장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었다.

디지털 TV방송 송신탑이 2003년부터 가동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송신탑 9기를 장불재에 있는 한국통신 제2송신탑 부근으로 옮기기로 된 만큼 도로포장 공사도 내년 1월까지 8천만원을 들여 설계를 끝내고 7월까지 10억여원을 들여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통합 송신탑을 운용하기 위해선 인력과 차량 통행이 늘어나 토사 유출과 환경 훼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도로 포장이 필요하다”며 “전선 지중화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무등산공유화재단 등은 “비포장도로를 내는 것까지는 참았다”면서 “그러나 시민 세금으로 무등산을 아예 망치는 도로포장까지 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광주시가 무등산에 주둔한 기관들을 위해 환경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며 “연인원 1천만명에 달하는 무등산 등산객을 위해서도 자연환경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무등산 공원도로는 1963년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산장∼늦재 삼거리∼천왕봉 구간이 개설됐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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