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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장관 ‘천안함 외교전’ 펼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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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유 장관은 10일부터 사흘 동안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27개 EU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한-EU 기본협정에 서명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동북아 정세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을 하고,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베나케르 벨기에 외교장관,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등 유럽 외교가의 핵심 인사들을 잇따라 만날 계획이다.

유 장관의 유럽행은 20일쯤으로 예정된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국제여론을 주도하는 EU 27개 외교장관들과 28개 나토 회원국 대사들을 만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프랑스를 비롯해 EU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국제 여론을 주도해온 나라들”이라며 “EU가 협조를 다짐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도 무작정 북한만 편들기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스웨덴이 천안함 조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점은 정부-EU 간 공조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유 장관은 또 15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천안함 외교를 벌일 예정이다. 유 장관은 양측에 조사 발표에 앞서 그 내용을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이 회담에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 입장을 전달받았을 중국이 어떻게 입장을 정리해 유 장관을 만날지가 관심사다. 외교 소식통은 “회담 전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는 한 중국은 ‘조사 결과를 보고 얘기하자’고 피해 갈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김 위원장 방중 브리핑을 서울에 가장 먼저 해주는 등 한국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좀 더 전향적인 언급이 나올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회담 결과는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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