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옴부즈맨도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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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옴부즈맨의 권위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에서 나옵니다."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는 기관들의 국제 연대기구인 세계옴부즈맨협회(IOI) 정기 이사회가 29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브라이언 앨우드(69) IOI 총재는 "한국처럼 정부가 옴부즈맨을 선임하는 경우 정부의 대변자(마우스 피스)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의회에서 옴부즈맨을 뽑는다.

그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볼 때 그 위상을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IOI는 '신문고(申聞鼓)지기들의 지구촌 모임'으로 1978년 창설됐으며 현재 1백8개국의 국가.지방 옴부즈맨 2백40여명이 가입해 있다. 우리나라에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李沅衡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앨우드 총재는 "옴부즈맨의 한계는 행정에 대한 강제력이나 구속력이 없이 시정권고할 수밖에 없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옴부즈맨의 주된 기능은 법원의 판결처럼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게 아니라 양자를 조정.이해.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정.권고도 언론과 국민이 공감한다면 그 자체로 제재 효과를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뉴질랜드 웰링턴시 시장으로 14년간 일한 그는 "행정오류를 인정하고 개선하는 데 인색하지 않는 게 좋은 정부"라고 강조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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