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공단 '오염 1번지 ' 벗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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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하게 새로 단장된 부산 사상공단 학장천. 송봉근 기자

부산 사상구가 푸르게 바뀌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사상공단에서 흘러나오는 폐수로 악취가 진동하던 학장천은 꽃과 수풀을 갖춘 생태형 도심하천으로 바뀌고 있다. 구청과 주민들의 환경 개선 노력 덕분에 도심도 깨끗해지고 있다. 사상공단에서 뿜어낸 매연과 폐수 때문에 얻게된 '오염 1번지'오명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맑아진 공기.물=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사상구의 대기.수질오염을 측정한 결과 1995년 연간 평균치가 0.035ppm이던 아황산가스(SO2)의 오염도가 올 들어 9월까지 평균 0.009ppm으로 줄어들었다. 먼지농도도 1995년 126㎍/㎥에서 올해 70㎍/㎥로 감소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아황산가스의 경우 환경기준 0.02ppm이하일 경우 인체에 이상이 없는 수준이다.

사상구 중심을 관통하는 학장천의 수질도 95년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75.1㎎/ℓ에서 올해 22.9㎎/ℓ로 크게 나아졌다.

◆민관 합동 환경개선=구청은 맑은 사상을 만들기 위해 2001년부터 오염과의 전쟁을 벌였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청정연료 사용을 권했다. 또 공해공장은 시설을 바꾸도록 유도했다.

'오염의 대명사'였던 학장천으로 폐수를 흘려보내는 업소는 거의 매일 직원을 보내 감시했다. 악성 폐수 배출업소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도록 했다.

오염원 배출업소가 떠나간 자리는 IT(정보기술) 관련 업체 등 무공해 업소를 유치했다.

옛 사상구청 임시청사 부지에 공사 중인 '아파트형 공장 디지털 밸리'도 '공해 공단'이미지를 벗는데 한몫하고 있다.

하천오염의 주범격인 생활 하수 및 오.폐수는 한데 모아 정화한뒤 내보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동참도 한몫했다.

주민들은 2000년 '학장천살리기주민모임'을 만들어 죽은 하천을 살려냈다. 이 모임은 지난해 녹색도시부산21 추진협의회가 선정한 2003년 '최우수 녹색 단체'로 뽑히기도 했다.

◆더 좋아진다=구청은 사상구에 있는 도로.하천.공원.산림 등에 대한 녹화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현재 자료 수집과 분석,세부 추진 방향 등을 설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녹화사업의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녹화사업은 산을 제외한 녹지율 1.9%(29만3000㎡)를 7%(122만6000㎡)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천변 녹화,가로수 수종 바꾸기,가로시설 정비,쌈지공원 등 시가지공원 조성,구덕터널.동서고가도로 하부공간 녹화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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