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체력 바닥 정신력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진통제 주사를 여덟군데나 꽂았는 데도 아픔이 가시지 않아요."

지난 27일 5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만난 두산 유격수 홍원기는 침울했다.

홍선수는 24일 잠실 3차전에서 몇차례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쳐 이후 두 경기를 결장했다. 그러나 경기 전 캐치볼 등 기본 훈련에 참여했다가 김인식 감독으로부터 "무조건 쉬라"는 호통을 들었다.

홍선수를 비롯, 대부분의 두산 선수가 한두가지 병치레를 하고 있을 정도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4번 타자 심재학은 포스트시즌 들어 심해진 허리 통증으로 매일 진통제 주사를 맞고 있다. '흑곰' 우즈 역시 경기 후 오른 손목에 붕대를 칭칭 감을 정도다.

두산 선수 중 올시즌 최다 출장(1백31경기)한 주장 안경현은 "4차전 때부터 타석에서 다리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으며 최근 두 경기에서 방망이를 평소보다 3㎝ 정도 짧게 잡고 있다.

마무리 진필중은 지난 대구 원정 때 감기에다 심한 몸살까지 얻었다.올해 투수 중 최다 출장 기록(84경기)을 세운 중간 계투 차명주도 허리 통증에다 불면증까지 호소하고 있다.

체력 소진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27일 현재 두산은 시즌 마지막 경기(3일)이후 나흘 쉰 후 지금껏 준플레이오프(두경기).플레이오프(네경기).한국시리즈(다섯경기) 등 격전을 치러왔다.

김인식 두산 감독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를 치를 때 부담감과 체력 소모는 정규시즌 2~3경기와 맞먹는다. 이제 선수들 정신력에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