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자들 예복 '심의' 첫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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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각종 예식(禮式)을 올릴 때 입어야 했던 심의(深衣)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복원됐다.

심의는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사대부 등의 법복(法服)으로 사용됐던 것인데 그동안 분묘에서 출토된 형태는 한국과 중국에 간혹 있었으나 실제 생활에서 사용됐던 형태로 발견된 것은 없었다.

중앙대 철학과 유권종 교수와 세종대 가정학 박사 순남숙씨가 공동으로 복원한 심의(사진)는 퇴계 이황선생 탄신 5백주년을 맞아 안동 국학진흥원에서 열린 세계유교문화축제 기간(이달 31일까지)에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심의는 유학이 추구하는 덕목(德目), 선비들의 세계관이 모두 들어 있는 복식으로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가장 중요시 했던 옷이다.

중앙대 劉교수는 "심의설은 내용이 난해해 이를 복원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러 기록 등을 고증해 심의를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의는 '깊다(深)'라는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뜻은 천자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이 옷이 모두 쓰이기 때문이라는 설과 옷의 형태가 몸을 깊이 가리기 때문이라는 두 주장이 있다.

심의의 소매와 깃, 아랫단 등에는 유교가 추구하는 용모의 단정함, 정치에 있어서의 곧음과 방정함 등이 두루 담겨 있다. 심의설에 대한 고증이 워낙 쉽지 않아 이 옷의 제작에 전범이 되고 있는 '주자가례(朱子家禮)'의 본산지인 중국에서도 원래 모습을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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