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 '다문화 아줌마들'이 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2 지방선거에 '다문화 아줌마'들이 뛰고 있다. 각 당은 지방의회 비례대표로 결혼이민자 여성들을 잇따라 공천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경기도의원과 대전시의원에 몽골 출신 이라(33)씨와 태국 출신 닛티타(32)씨를 공천한 데 이어 국민참여당도 6일 충북도의원에 몽골출신 체체그수렌(38)씨를 공천했다.

이라씨와 체체그수렌씨는 비례대표 1번, 닛티타 씨는 3번을 받았다. 모두 앞 번호를 배정받았기 때문에 이들의 당선가능성은 꽤 높은 편이다. 그렇게 될 경우 결혼이민자 여성이 정계로 진출한 첫 사례가 나온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창조한국당이 필리핀 출신 주디스 헤르난데스씨를 비례대표 후보로 냈었지만 당선권 밖인 7번을 배정, 원내 입성엔 실패했다.

원유철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다문화 가정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이들을 대변해주고 정책을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공천배경을 설명했다. 박명수 국민참여당 충북도당 청주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은 공천 이유에 대해 "한국인들이 내놓는 다문화 정책보다 이민자 여성이 내놓는 정책이 훨씬 현실에 가깝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들의 공천배경에는 다문화 가정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현실도 작용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수는 16만7000여명. 이중 여성이 15만명 가량을 차지한다. 경기도는 결혼이민자 수가 4만5000여명(여성은 3만9000여명)으로 16개 시·도 중 가장 많다. 대전과 충청북도 역시 농가를 중심으로 다문화 가정이 많은 지역이다.

전북대 설동훈(사회학) 교수는 "정치 쪽에서 이들을 선거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의구심은 들지만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이들은 모두 한국 국적을 가진 우리나라 국민이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인구비율로 보면 과도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민주주의의 발전에서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선승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