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도 때리자" 미국 확전 바람 거세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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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탄저균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언론이 이라크의 여성 과학자를 이번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적하는 등 미국의 '이라크 때리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라크를 무력응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은 21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알 카에다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라크가 생물.화학무기를 미국에 대해 사용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라크와 담판을 짓지 않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이라크의 생화학 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무력행사가 필요하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악당 중 한사람인 사담 후세인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

"공격대상은 탈레반과 테러 조직 알 카에다"라고 강조해 왔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이날 "이라크가 테러 병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주의 깊게 감시해야 한다"고 말해 이라크에 대한 공격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21일 ABC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라크에 대한 공격준비를 시작했다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이번 전쟁은)테러리즘과 대량 파괴 무기에 대한 세계 규모의 전쟁으로 광범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이라크로의 확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권하.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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